녹십자가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개발한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가 최근 보험급여 목록에 등재돼 출시를 앞두고 있다. 헌터증후군은 ‘2형 뮤코다당증’으로 불리는 희귀질환이다. 희귀질환 치료제는 한번 시장에서 인정받으면 대체가 어렵다는 점에서 최근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새로운 먹거리로 각광받고 있다.

희귀질환인 뮤코다당증은 리소좀(세포 내 소기관 중 하나) 효소가 결핍돼 ‘산성뮤코다당(글리코사미노글리칸)’이 비정상적으로 세포 내에 축적되고 이 때문에 골격이상 등 예측하기 힘든 각종 증상이 몸에 나타나는 병을 말한다. 1형 뮤코다당증을 완벽히 치료할 수 있는 약은 나오지 않았고, 헌터라제는 2형 뮤코다당증 환자의 증상을 완화해주는 약이다. 헌터증후군 환자는 성장 과정에서 작은 키, 큰 머리, 짧은 목, 울퉁불퉁한 얼굴 등이 나타나며 청력을 차츰 잃어가고 간과 비장이 커진다. 국내에는 70여명의 뮤코다당증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병세가 악화되면 기도와 식도가 좁아져 숨을 쉬기 힘들고 음식물도 삼킬 수 없어 메디푸드(경관유동식)를 먹을 수밖에 없다.

희귀의약품은 보통 품목당 1억~5억달러의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커다란 틈새시장(니치버스터)’으로 불리며 제약·바이오사들이 장기적인 차원에서 연구·개발(R&D)을 진행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줄기세포치료제나 항체의약품 등 첨단 바이오의약품 분야에서 희귀의약품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임상비용 지원 등 인센티브를 부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생명보험재단은 뮤코다당증, 부신백질이영양증 등 희귀질환자를 대상으로 로렌조오일, 메디푸드 등 특수식이 구입비를 지원하고 있다. 부신백질이영양증은 X염색체와 연관된 열성 유전질환으로 X염색체 특정 부위에 이상이 생겨 ‘긴 사슬 지방산’이 체내에 계속 축적되고, 뇌 안 신경섬유 수초가 손상되며 점차 부신(신장 위 내분비선)의 퇴행이 일어나는 질환이다. 이 병에 걸린 환자는 매월 네 병의 로렌조오일을 80만원가량 주고 구입해 복용해야 한다. 로렌조오일은 불포화지방산으로 ‘긴 사슬 지방산’의 합성을 방해해 이에 대한 농도를 낮춘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