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침체에 빠져 있던 김포 한강신도시 주택시장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올 들어 중소형 미분양 아파트 해소 바람이 불고 있는 데다 이달 들어서는 중대형으로 구성된 신규 아파트가 청약 미달 없이 마감되는 결과가 나타났다. 이에 대해 주택업계는 △광역급행버스인 M버스 개통 △김포 지하철 연장노선 개통 확정 △서울 강서권과 경기고양 등의 세입자 이동 등 호재와 수요자들의 시장 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3년여 만에 중대형 아파트 청약마감

롯데건설이 김포 한강신도시 Ac-13블록에 공급하는 ‘한강신도시 롯데캐슬’은 지난 25일 진행된 3순위 청약에 1589명이 몰려 3.07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한강신도시에서 중대형 전 평형이 순위 내 마감에 성공한 것은 2009년 Ac-15블록에 공급한 ‘래미안 한강신도시1차’ 이후 2년6개월 만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최근 김포한강신도시 교통여건이 좋아지고 있는 데다 분양가격이 3.3㎡당 800만~970만원대로 이전 분양했던 단지보다 눈에 띄게 저렴했던 게 성공 청약의 요인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서울 강서권 전셋값 급등으로 이 지역 전세입자들이 내집마련 쪽으로 돌아선 것도 한몫하고 있다는 게 현지 중개업계의 설명이다.

◆미분양 소진되고 입주율도 높아져

최근 한강신도시 내 새 아파트 입주율과 미분양 아파트 계약률도 높아지는 추세다. 장기동 D공인 관계자는 “올해 입주를 시작한 한강신도시 KCC스위첸은 입주율이 100%에 가깝고 한양수자인도 미분양은 한 자릿수”라며 “올해 교육시설이나 단지 주변 개선사업이 마무리 단계여서 문의도 부쩍 늘고 있다”고 말했다.

28일 입주를 시작한 한강신도시 화성파크드림 관계자는 “648가구 중 입주 당일에만 100가구 정도가 이사했다”며 “지금으로 봐서는 초반 분위기가 긍정적이다”고 설명했다.

전세 입주 수요가 늘면서 전셋값도 오르는 추세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장기지구의 경우 지난해 말 3.3㎡당 323만원이었던 전셋값은 5월 기준 349만원으로 26만원가량 상승했다.

미분양 소진도 빨라지고 있다. 지난해 4월 반도건설이 분양한 반도유보라2차는 최근 계약을 끝마쳐 모델하우스를 철거했다. 같은 시기 분양했던 중대형 아파트 한라비발디도 이달 현재 계약률이 90% 수준까지 올라갔다. 올초 분양한 ‘래미안 한강신도시 2차’ 역시 계약률이 70%까지 상승했다.

하반기 신규분양도 이어진다. LIG건설은 오는 10월께 운양동에 1296가구 규모의 ‘한강 신도시 리가’를 분양하고, LH(한국토지주택공사)도 연내 1580가구를 공급한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한강신도시는 ‘청약 열풍’을 기대하긴 어렵지만 분양가가 낮은 편이어서 서울 강서·양천권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높다”며 “향후 김포도시철도가 건설되고 기반시설이 갖춰지면 집값이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