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6월17일 오전 8시12분 보도


대림그룹은 지난 4년간 재무개선 작업에 주력했다. 그 결과 대림산업의 우발채무 축소작업은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대림그룹은 이를 바탕으로 물류·제조 계열사 확장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다른 업체의 인수·합병(M&A)과 비상장기업의 기업공개(IPO)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이준용 명예회장으로부터 경영권을 승계받은 장남 이해욱 부회장(44)이 그룹 지배력을 공고히 하려면 지주회사격인 대림코퍼레이션의 수익성 강화도 필수적이어서 대림코퍼레이션이 행보도 관심의 대상이다.

○이해욱 부회장 체제 가속화

이 부회장은 지난해 5월 대림산업 대표이사로 새로 선임됐다. 이후 대림그룹의 경영 중심축은 이 명예회장에서 이 부회장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지난해 말 이 명예회장의 측근인 김종인 부회장이 일선에서 물러나고 해외 플랜트 전문가인 김윤 대림산업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한 것도 이 부회장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인사라는 게 업계 평가다. 1968년생인 이 부회장이 전면에 나서기엔 아직 부담스러운 만큼 김 부회장과 공동 경영체제로 운영하다 때가 되면 단독 경영체제로 전환할 것이란 관측이다. 이 부회장은 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대림코퍼레이션의 대표이사도 맡고 있다.

○제조ㆍ물류 ‘확장’ …IPO 대기

대림그룹은 2009년 1월과 작년 11월 두 차례 금융시장을 충격에 빠뜨렸다. 계열사인 삼호와 고려개발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재무위험이 그룹 전체로 확산되는 일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그 후 대림산업에 초점을 맞춰 진행된 재무개선 작업은 성공적이란 평가다. 대림산업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규모는 2008년 3조2000억원에서 3월 말 현재 1조1000억원대로 2조원 넘게 줄었다.

그룹 전체로는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건설업 비중을 차츰 줄여가는 추세다. 건설 계열사가 신사업을 자제하는 동안 비건설 계열사들이 성장동력 발굴에 나서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대림코퍼레이션 대림C&S 대림자동차공업 등 3사 합산 매출은 지난해 4조8538억원으로 최근 4년간 연 평균 20.1% 성장했다.

물류업체 대림코퍼레이션은 작년 매출이 사상 처음으로 4조원을 돌파했다. 관계회사인 여천NCC 관련 물량 증가 등으로 석유화학 도소매 관련 매출이 31% 증가한 덕분이다.

비상장 계열사의 IPO와 투자유치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대림자동차공업은 작년 10월 사모펀드(PEF)인 스탠다드차타드프라이빗에쿼티코리아(SCPE)를 대상으로 710억원 규모의 신주를 발행했다. 3~5년 내 IPO에 나선다는 계획도 세웠다.

○대림코퍼레이션 지분 확대 주목

지주사 역할을 하는 대림코퍼레이션은 경영권 승계에 관련해서도 주목의 대상이다. 대림코퍼레이션 지분은 이 명예회장이 61.0%, 이 부회장이 32.1%를 각각 갖고 있다. 반면 대림코퍼레이션의 대림산업 지분율은 21.7%로 낮아 경영권 위협에 노출될 수 있다는 평가다.

IB 업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그룹을 안정적으로 통제하려면 대림코퍼레이션이 대림산업 보유 지분을 늘려야 한다”며 “대림코퍼레이션의 수익 확대가 필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