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에 빠진 젊은 층 압도적 지지
'모험주의' '미숙함' 비난도 만만찮아

그리스의 구제금융과 긴축 재정 등 경제 문제를 세계에 부각해 2차 총선에까지 이르게 된 요인으로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은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의 부상을 꼽는다.

그리스 내부에서도 '무모한 극단주의'라는 공격을 받으면서도 시리자는 20대와 30대로부터 60% 이상의 압도적인 지지를 과시한다.

그리스에 거주하는 한 한국인은 X일 "아무래도 시리자가 2차 총선에서는 1위를 할 것 같다"며 목전에 닥친 총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실직한 젊은 층이 시리자의 '긴축 재정 완화'와 일자리 창출 공약에 솔깃해 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실직과 연금 축소, 경제 침체 등으로 막장에 다다른 계층이 더 잃을 게 없다는 심정에서 시리자를 지지한다는 얘기다.

니코스라는 필명의 한 누리꾼은 최근 그리스 일간지 카티메리니에 올린 글에서 시리자의 '유로존 탈퇴'에 대해 "그리스가 유로존에 머물면 북유럽 국가에 묶인 2등 국가가 된다"고 주장했다.

니코스는 "탈세와 부패로 얼룩진 그리스에 (시리자 대표인) 치프라스 같은 방식의 개혁이 이뤄져야 희망이 있지만 80대 노인들의 기득권이 보장된 옛 정치 체제로 는 미래가 없다"고 강조했다.

신민당과 사회당이 40년간 권력을 과점하며 이룬 기득권을 바꿔야 하며 옛 방식대로는 효과가 없다는 절망감이 그리스 젊은 층에 퍼져 있다.

시리자는 그간 유세에서 탈세를 뿌리 뽑고 부패가 만연한 공공부문을 국유화해 젊은 층에 일자리를 만들어주겠다고 여러 차례 공약했다.

시리자에서 유럽연합(EU) 정책을 총괄하는 레나 두루 부대표는 최근 연합뉴스의 뉴스Y와 한 인터뷰에서 "그리스의 경제위기는 그리스의 재정 적자 문제이기도 하지만 유럽차원에서 해결해야 한다"며 "(5년간 경제 침체에 빠진) 그리스의 생산 능력을 향상시키는 게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우리를 반 유럽적이라고 한다면 이런 점에서 그렇다고 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투자가들이나 금융단체들로부터 억압받는 유럽연합이 아닌 정상적인 유럽연합을 원한다"고 강조햇다.

하지만, 시리자에 대해 "학생운동을 기반으로 한 정치세력으로 경험이 없다"는 지적에서부터 "유럽판 혁명을 꿈꾸는 모험주의자들"이라는 그리스 기성층의 반감도 시리자의 지지율 만큼이나 높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사실이다.

(아테네연합뉴스) 양태삼 특파원 tsy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