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정부군이 최근 전역에서 반정부 시위대와 반군을 상대로 봉쇄 정책을 펴며 공격을 강화하고 있다.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인권관측소와 반정부단체인 시리아지역조정위원회는 정부군이 이날 새벽 동부 디에르 에조르 지역을 공격해 여자 어린이를 포함해 최소 30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정부군은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의 유혈 진압에 반대하는 시위대를 해산하기 위해 박격포를 쐈다고 현지 인권 활동가는 말했다.

인권 활동가가 인터넷에 올린 동영상에 따르면 이 지역 여성들이 숨진 자녀의 시신 앞에서 통곡하는 모습이 나온다.

디 에르 에조르 지역에서는 전날 차량 폭발 사고로 어린이 3명을 비롯해 12명이 사망하자 지역 주민 수천명이 모여 아사드 대통령에 반대하는 구호를 외쳤다.

또 시리아 정부군은 이날 북부 알레포 지역에 포격을 가하며 진입을 시도하던 중 무장한 반군과 교전을 벌이고 있다고 이 단체는 전했다.

이번 공격은 아사드 정권이 자국 어린이들을 고문하거나 살해하고, 반군 진압 작전 과정에서 8살가량의 어린이들을 '인간 방패'로 사용해왔다는 유엔 발표가 나온 뒤 이뤄진 것이다.

유엔은 '어린이와 무력 분쟁'이라는 연례 보고서를 통해 시리아 정부가 어린이를 살해 또는 고문하거나 강제적으로 전투에 내모는 등 '범죄국' 명단에 처음으로 포함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시리아 정부군은 탱크를 앞세워 지중해 연안의 알 하페흐 지역을 포위한 채 외부의 접근을 막아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아랍권 위성방송 알 자지라가 보도했다.

시리아 활동가인 셈 나사르는 "정부군이 이곳까지 오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의사 한 명이 이 마을에서 부상자를 치료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다수 주민은 이미 이 지역을 떠났다고 나사르는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시리아에 파견된 유엔 감시단은 반정부 거점 홈스에서 유혈 충돌 상황에 우려를 표시했다.

감시단은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해 수많은 시민이 홈스 시내에 갇혀 있고 이들은 대피하려고 애를 쓰고 있다"고 말했다.

홈스 인근 일부 지역에서는 적신월사의 접근도 차단됐다.

앞서 유엔·아랍연맹 특사인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은 정부군이 중무장 헬기와 탱크, 야포 등 중화기까지 동원해 홈스, 데이르 알 주르 등 반군 은거지와 저항지에 무차별 공격을 하는 바람에 어린이를 포함해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과 반군이 아난의 중재로 지난 4월12일 휴전에 합의했으나 최근 시리아 유혈 사태는 최고조에 이르렀다고 AP통신은 분석했다.

유엔은 시리아에 휴전을 감시할 감시단원 300여명을 파견했지만, 지금도 유혈 사태는 끊이지 않고 있다.

시리아에서는 지난해 3월 반정부 시위가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아사드 정권의 유혈 진압으로 어린이 1천200명을 포함해 1만3천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국제 인권 단체는 추정했다.

시리아 당국은 지금까지 정부군 소속 군인이 2천600명 이상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빅토리아 눌런드 미 국무부 대변인은 시리아 정부군이 반군 세력 근거지에 대한 대량 학살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사드 정권을 강하게 비판했다.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gogo21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