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코스피지수는 2.83% 하락한 1782.58로 출발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낙폭을 줄이면서 장중 한때 1794.02까지 반등을 시도하기도 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우려했던 ‘패닉 셀’ 현상은 나타나지 않은 것 같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날 코스피지수가 그나마 1780선을 지킬 수 있었던 데는 선물시장의 외국인이 적잖은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코스피200지수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은 9951억원어치의 지수 선물을 대량 순매수했다.

외국인의 공격적인 선물 매수는 연쇄 반응을 일으켰다. 외국인의 선물 매수로 선물가격이 현물가격 대비 고평가되자 이번에는 우정사업본부로 추정되는 국가기관이 매수차익거래로 장을 떠받쳤다. 매수차익거래는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싼 선물을 팔고 가격이 싼 현물 주식을 사는 것이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기타’로 분류되는 5108억원 순매수 주체가 바로 우정사업본부의 매수차익거래 물량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선물시장 외국인이 왜 이렇게 선물을 사들였을까 하는 점이다. 선물시장 외국인이 국내 증시의 상승 가능성에 베팅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심상범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선물시장 외국인은 코스피지수의 추가 하락보다는 반등 가능성에 무게를 뒀을 수 있다”고 말했다.

주가연계증권(ELS)과 관련된 헤지를 위해 선물을 사들였다는 분석도 있다. 국내 증권사들은 ELS를 발행할 때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발행한 옵션(워런트)을 사와야 한다.

개인투자자들이 가격이 떨어질 때 추가로 매수해 매입단가를 낮추는 ‘물타기’를 하는 것과 비슷한 원리라고 보면 된다. 심 연구위원은 “헤지 관련 물량이라면 코스피지수가 ELS의 ‘녹인배리어’(원금 손실 구간)가 집중된 수준 이하로까지 떨어지면 외국인은 선물 대량 매도에 나설 수 있어 오히려 주가 하락을 가속화하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