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를 낮춰라"…건설업계 가격인하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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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문수2차', 1차보다 20%↓
경기도 신규 분양 단지
작년보다 3.3㎡당 9.3% 낮아져
경기도 신규 분양 단지
작년보다 3.3㎡당 9.3% 낮아져
현대산업개발이 지난달 울산 신정동에서 분양한 ‘문수로2차 아이파크’는 1045가구 청약에 2517명이 접수해 평균 2.4 대 1로 순조롭게 마감이 끝났다. 2008년 한 차례 분양에 나섰으나 저조한 청약률로 분양이 무산된 곳이다.
4년 만의 성공비결은 ‘분양가 인하’였다. 4년 전 3.3㎡당 평균 1497만원이었던 분양가를 20% 가까이 내린 1211만원에 내놨다.
분양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건설사들이 경쟁적으로 아파트 분양가 인하경쟁에 나서고 있다. 집값 하락 우려에 아파트 분양받기를 꺼리는 실수요자들을 움직이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떨어지는 수도권 분양가
3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들어 경기권에서 공급된 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929만원으로 2008년 이후 4년 연속 하락세다. 경기 지역 분양가는 2008년 3.3㎡당 1195만원으로 고점을 찍은 뒤 2009년(1164만원) 2010년(1149만원) 2011년(1024만원) 매년 떨어지고 있다.
서울과 인천의 분양가 상승세도 꺾였다. 올해 서울 아파트 3.3㎡당 평균 분양가는 1995만원으로 2009년부터 2000만원 미만을 유지하고 있다. 작년(1550만원)보다 400만원 이상 오른 건 상반기에 방배 롯데캐슬아르떼(3137만원)와 래미안 도곡진달래(3000만원) 등 고가의 강남권 단지가 몇 군데 포함되면서 평균 분양가 수준이 오른 탓이다. 인천도 3.3㎡당 1143만원으로 4년 연속 1100만원대가 지켜지고 있다.
김은진 부동산114 연구원은 “고가의 주상복합과 중대형 아파트가 줄고, 중소형이 크게 증가한데다, 입주 무렵 웃돈 형성이 어려운 상황이어서 앞으로도 분양가 하락세는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몸 값 낮춘 단지들 잇따라
4일 일반분양분 809가구에 대해 1, 2순위 청약을 받는 인천 ‘구월 아시아드 선수촌’(구월보금자리)은 2010년 사전 청약 때보다 3.3㎡당 분양가를 60만원 이상 낮췄다.
850만~860만원으로 분양가가 책정될 것으로 추정 고시 됐지만, 청약을 앞둔 지난주에 790만원대로 최종 확정됐다. 최근 4년째 집값이 하락추세인 인천 아파트 값을 반영했다는 게 인천도시공사 측의 설명이다. 분양가 하향 조정 소식이 알려지면서 지난 주말 개장한 모델하우스에는 3일 만에 4만여명의 방문객이 몰렸다.
한화건설은 이달 천안 차암동에서 내놓을 ‘천안 꿈에그린 스마일시티’ 분양가를 3.3㎡당 600만원대에 책정할 예정이다. 인근 두정·백석지구보다 100만~200만원 정도 낮은 편이다.
◆재분양 현장은 분양가 인하가 ‘필수’
한 차례 분양에 실패하고 재분양에 나서는 단지들은 반드시 분양가를 깎아서 책정한다. 지난해 벽산건설이 서수원 블루밍 레이크로 분양했던 아파트는 높은 분양가 때문에 청약에 실패했다. 하지만 분양가를 주변시세보다 낮은 3.3㎡당 740만원대로 맞추고 시공사도 대우건설로 바꿔 공급하자 청약경쟁률이 최고 13 대 1까지 뛰어올랐다.
한양이 이달 수원 망포동에서 공급하는 ‘수원 영통 한양수자인 에듀파크’도 분양가를 낮춘 사례다. 2007년 현진이 3.3㎡당 1400만원대에 분양했다가 실패해서 시공사가 바뀌었다. 한양은 분양가를 30% 가까이 내린 1000만원 선에서 책정할 예정이다.
롯데건설이 같은 달 분양하는 ‘기흥역 롯데캐슬 스카이’ 주상복합도 첫 공급할 때보다 분양가를 크게 낮췄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