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센터(DMC)에서 소형 오피스텔과 소형 주택의 임대료가 치솟고 있다. 1~2인 가구가 거주할 만한 소형 오피스텔·아파트가 귀하기 때문이다.

28일 상암동 일대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이 일대의 유일한 오피스텔인 대우이안 월세가 강남과 맞먹고 있다. 전용면적 46㎡의 경우 보증금 2000만원에 월세가 130만~140만원에 달한다. 월세만 놓고 보면 국내 최고의 오피스텔 월세가 형성돼 있는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주변이나 서울 도심과 비슷하거나 높다. 같은 건물 99㎡의 임대료는 보증금 3000만원에 월 140만원으로 소형과 별 차이가 나지 않는다.

매매가도 소형이 강세다. 46㎡는 3억원대 중반, 두 배가량 넓은 89㎡는 4억원대 초반에 매매가가 형성돼 있어 소형의 3.3㎡당 가격이 크게 높다. 상암동 부동산랜드공인 관계자는 “전체 402실 중 소형(27실)이 6.7%에 그치다 보니 수요에 비해 공급이 달린다”며 “CJ E&M 등 상암DMC에 근무하는 직장인들이 주요 세입자”라고 설명했다.

2002년 용지공급을 시작해 2006년부터 입주를 시작한 상암DMC에는 현재 700개에 달하는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업체들이 들어와 있다. 여기에 근무하는 직원 수만 2만8000명을 넘는다. SBS 등 올해 예정된 기업들까지 입주하면 직원 수는 3만7000여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정이 이렇지만 젊은 직원들이 거주할 ‘직주근접(職住近接)형’ 소형주택은 부족하다. 이 영향으로 60㎡ 미만 크기의 657가구로 구성된 상암월드컵파크아파트 2단지 내 전용 59㎡의 전세가가 2억4000만~2억6000만원에 달한다. 월세는 보증금 5000만~7000만원에 월 90만~110만원 수준이다.

올해 분양한 오피스텔 ‘상암 한화 오벨리스크’는 최고 52.8 대 1, 평균 5.1 대 1의 경쟁률 속에 마감됐다. 이 오피스텔은 기업들이 몰려있는 블록에서 떨어져 있지만 공급이 워낙 없었던 지역이라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인근 K공인 대표는 “여유가 없는 젊은 직장인들은 응암동이나 증산동 에서 출퇴근한다”고 설명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