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빌딩 오피스텔 등 어떤 주택형이건 소형이 유망합니다. 도심권, 이왕이면 역세권으로 임대 수요를 공략해야 합니다.”

서울 여의도동 한국경제TV 금융아카데미 와우파 교육장에서 지난 24일 열린 ‘제37차 한경부동산포럼’에서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저성장 국면에서 유망한 부동산으로 소형·역세권 부동산을 추천했다.

이날 포럼에는 영등포 양천 마포 등 서남권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경 베스트 공인중개사들과 부동산 관련 업계 종사자 등 40여명이 참석했다. 신용철 한국공인중개사협회 회장 권한대행은 “부동산 시장은 너무 어렵고 침체돼 있다”며 “투기가 일어나거나 투기가 일어날 조짐이 보이는 때가 아닌 만큼 가급적 정부가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 침체가 더 문제…저성장 감안한 전략 필요”

부동산 시장이 5·10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이후에도 침체된 것과 관련, 박 대표는 정책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진단했다.

그는 “펜션, 골프회원권, 전원주택 등의 가격도 반토막이 난 채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며 “경제가 어려울 때 나타나는 당연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면서 수요자 중심의 시장이 됐다는 분석도 있지만, 수요자들 또한 부동산 가격이 오른다는 기대심리가 없다보니 실수요가 없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유럽발 위기가 재점화되고 수도권 부동산 시장이 침체된 상황을 인지해야 한다”며 “부동산 시장의 침체를 논하기에 앞서 경기 침체를 감안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불황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부동산으로 중심업무지구에 있거나 지하철 노선이 지나가는 곳에 자리잡은 수익형 부동산을 꼽았다.

그는 아파트, 빌딩, 오피스텔 등 부동산의 종류와 관계없이 소형이 유망하다고 전망했다. 이 중 강남 오피스텔이나 보금자리주택, 50억원 이하의 중소형 빌딩 등으로 연 5~6%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조언했다.

유망 부동산을 고르기 위해선 해외시장의 트렌드도 살피라고 박 대표는 권했다. 그는 “우리보다 앞서 저성장, 인구 감소 등의 현상을 겪고 있는 일본을 보면 외곽 아파트는 텅 빈 곳이 많지만 시내 중심의 소형주택은 찾는 이가 많다”며 “서울 주요 업무지역이나 역세권에 있는 소형 부동산의 인기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신촌 일대 소형주택 추천”

행사에 참석한 서남권 한경 베스트 공인중개사들의 대부분은 ‘5·10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거래가 더 줄어들었다고 최근의 부동산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취득세 인하 등 매매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들이 빠져 있어 거꾸로 거래를 더 위축시켰다는 지적이다.

이들은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가 유지된 것은 시장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어차피 대출을 대규모로 끼고 부동산을 매입할 이들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다만 모든 서남권 지역 부동산 시장이 침체된 것은 아니었다. 역세권이나 광역상권 주변에 지리잡은 한경 베스트 공인중개사들은 거래가 평소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고, 침체된 시장 상황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는 상품도 있다고 소개했다.

신촌포스빌 상가에 있는 이석사공인 이종열 대표는 “현금 5000만원~7000만원만 있으면 수익률 6%가량 나오는 오피스텔을 얼마든지 살 수 있다”며 “지은 지 얼마 안되고 자녀들이 연세대나 이화여대 들어가면 거주할 수 있는 물량이 풍부하다”고 소개했다. 그는 “매물도 많고 찾는 수요도 많아 거래가 활발하다”며 “신촌포스빌은 복층에다 포스코의 브랜드가 있어서 신혼부부나 학생 2~3명이 살기에 적당한 물건”이라고 덧붙였다.

오상철 부자촌공인 대표는 당산동의 매력이 높다고 소개했다. 오 대표는 “당산동은 지하철 2호선과 9호선의 더블역세권으로 외부에서 유입되는 신규 수요가 꾸준하다”며 “핵심 지하철 노선 두 개가 지나다 보니 전세 매물이 항상 귀하다”고 말했다. 전용면적 59~60㎡의 현대5차아파트나 삼환아파트의 전세물건은 2억3000만~2억5000만원 수준에 나와 있다.

비주거용 부동산을 취급하는 이동규 까치공인 대표는 신촌로터리의 전망이 밝다고 예상했다. 그는 “신촌다주상가가 철거를 시작했고, 일부 오피스 빌딩이 들어설 예정”이라며 “현대백화점 맞은편으로 공원 건설이 추진되는 등 주변도 정비되면서 임대 물건을 찾는 수요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중소형 자영업을 위한 상가의 수요가 눈에 띄게 늘었다는 전언이다.

김하나 한경닷컴/정소람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