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 첫 공공관리제 적용 고덕주공2단지 재건축 1조원 시공권…빅5 건설사 수주경쟁 '불꽃'
총 공사비 1조원을 웃도는 ‘서울 고덕주공2단지 재건축 사업’의 공사 수주전이 시작됐다. 고덕주공2단지는 강남권 대규모 재건축 예정 단지 가운데 서울시가 도입한 ‘공공관리제’가 적용돼 공사입찰이 이뤄지는 첫 사업 지역이란 점에서 업계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시공사가 주도적으로 공사비를 제안하고 책정해왔던 기존 사업장보다 건축비가 대폭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는데다 건설사들의 과열 홍보행위도 금지되는 등 수주전도 크게 달라져 향후 시공사 선정 관행에도 판도변화가 예상된다.

○대형 건설사, 불꽃 수주전 예고

23일 서울시와 주택업계에 따르면 고덕주공2단지 재건축조합은 오는 7월13일까지 입찰제안서 접수를 마감하는 내용의 공고를 내고 본격적인 시공사 선정 절차에 착수했다. 당장 이달 29일에는 수주전에 뛰어들 건설사들을 대상으로 한 사업설명회를 진행하고 입찰참가업체 신청을 받는다. 8월25일에는 조합원 총회를 통해 신청업체를 대상으로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공공관리제 적용 사업장으로는 지난 4월에 진행된 서울 답십리동 대농·신안단지에 이어 두 번째다.

고덕주공2단지 재건축 사업은 20만9306㎡ 부지에 기존 5층짜리 주공아파트 2600가구와 삼익그린12차 171가구를 허물고 35층 높이의 아파트 4103가구로 신축하는 대규모 공사다. 조합 관계자는 “새로 짓는 단지 내 상가와 부대시설까지 합치면 공사비가 1조원을 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사업설명회에는 시공능력평가 순위 1~5위 업체인 현대건설, 삼성물산 건설부문, GS건설, 대림산업, 포스코건설 등이 모두 뛰어들어 진검승부를 펼칠 전망이다.

공공관리제에서는 ‘OS(아웃소싱) 홍보요원’으로 불리는 외부 홍보직원들의 동원이 원천적으로 금지된다.

○3.3㎡당 공사비 ‘395만원’ 이하

조합원들의 공사부담금과 수익성에 직결된 공사비가 어떤 수준에서 책정되는지도 관전 포인트다. 건설사가 공사비를 제시하는 지금까지의 재건축 공사수주 관행을 탈피, 공공관리제에서는 조합이 공사비(예정가)를 미리 제시하고, 시공사들은 그 이하 수준에서 경쟁입찰을 벌이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고덕주공2단지 조합 측은 3.3㎡당 395만원에서 예정가를 책정키로 했다. 이는 서울시가 공공관리제 시행 이전에 시공사를 선정했던 23개 재건축 현장을 대상으로 조사한 3.3㎡당 평균 공사비인 419만원보다 24만원가량 낮은 금액이다.

조합 측은 도급공사비 외에 지분제 방식을 함께 적용, 입찰 참여 건설사에 ‘무상지분율’을 제시하도록 할 방침이다. 무상지분율이란 조합원이 공짜로 들어갈 수 있는 아파트 비율을 가리키는 용어다. 예컨대 33㎡(10평)짜리 지분(땅)을 갖고 있는 조합원이 49.5㎡(15평) 아파트에 추가분담금 없이 무상으로 들어갈 수 있는 조건을 제시할 경우의 무상지분율은 150%가 된다. 지분제는 향후 일반분양분 아파트의 분양성패 여부를 조합이 책임지는 도급제와 달리, 시공사가 일정 규모의 아파트 입주를 보장해준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 공공관리제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투명성을 높이고 조합원들의 부담을 낮추기 위해 서울시 등 지자체가 사업계획 수립부터 완료까지 개입해 진행을 도와주는 제도. 2010년 6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 때 도입됐다.


이현일/이정선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