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서스 변화 보여주는 두 번째車
"핸들링 움직임 좋고···운전하기 편해"



렉서스가 지난 17일 한국 시장에 내놓은 '올뉴 RX350'은 도요타의 변화를 대변한다. 2009년 미국발 리콜 사태와 지난해 대지진 악몽을 겪은 이후 올해 세계 1위 탈환을 노리는 도요타의 반격을 보여주는 신차다. 신차 발표회 당일 인천 영종도 일원 35km 코스에서 신형 RX350을 시승하며 달라진 상품성을 체험해봤다.

신형 RX350은 3년 만에 나온 3세대 페이스 리프트(부분 변경) 차다. 올 상반기 국내 출시된 '뉴 제너레이션 GS시리즈'와 같이 전면부는 날카롭게 각을 세운 '스핀드 그릴'(뉴 렉서스 패밀리룩)을 적용해 역동적인 이미지를 강조했다. 올 들어 새로운 렉서스 얼굴을 만들고 있는 스핀드 그릴은 신형 GS350에 이어 두 번째로 적용된 것이다.

외관은 이전보다 훨씬 강한 느낌을 준다. 육안으로 봐도 '펀 투 드라이브(Fun to Drive)'를 부각시킨 공기역학 설계가 뒷받침됐다. 전조등과 후미등은 발광다이오드(LED)를 꾸몄다. 헤드램프는 낮에도 불을 켜고 달리는 주간주행등(DRL)도 더해졌다. 한국형 8인치 내비게이션과 컴퓨터 마우스 방식의 리모트 터치 컨트롤러 등 첨단장치를 추가해 실내 기능성을 높였다.

가속 페달을 밟고 도로에 나서면 렉서스 특유의 편안한 승차감은 그대로 이어진다. 차체 강성을 높이고 서스펜션을 뜯어 고쳐 주행 성능은 일부 개선을 이뤘다. 동력 전달장치는 277마력, 최대 35.3kg·m 토크를 내는 3.5ℓ V6 가솔린 엔진을 얹었다. 6단 수동 겸용 자동변속기는 시속 130km 쯤에서 한 차례 변속 충격이 오고 이후 시속 170km까지 매끄러운 가속을 이끌어줬다.

이전 RX350보다 조향장치(핸들)의 딱딱한 느낌이 덜했다. 직선 도로를 달리다가 커브길로 진입할 때 한 손으로 운전대를 잡아도 불안정한 움직임을 주지 않는다. 이 때문에 운전이 상대적으로 편했다.

카츠다 타카유키 수석 엔지니어(렉서스 본부)는 이와 관련, "오랜 주행 시험을 거쳐 스티어링휠 조작에 대한 차량의 반응을 더욱 정확하고 민첩하게 잡았다" 고 설명했다. 이어 "차체 강성은 물론 전동식 파워스티어링(EPS)과 쇽업쇼버(현가장치 구성품) 보강작업으로 전체 밸런스를 개선했다"고 덧붙였다.

또 하나 특징. 구동 방식은 가변식 4륜구동 방식으로 미끄러운 길이나 곡선 구간 등 불규칙한 도로에선 차가 알아서 앞바퀴 굴림에서 네바퀴 굴림으로 전환되는 기능을 갖춰 노면 접지력을 높였다.

다만, 운전 재미를 좀더 늘리기 위한 추가적인 장치가 없는 것은 아쉬웠다. 뉴 GS350이 선보인 주행모드 설정 기능이 없었고 운전대 뒤에 패들시프트(기어변속장치)가 장착되지 않았다.

RX350은 국내에서 렉서스를 대표하는 중형급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이다. 수입차 시장에선 BMW X시리즈, 아우디 Q시리즈 등 프리미엄 SUV와 경쟁을 해야 한다. 3세대 차량이 첫 선을 보인 2009년에는 504대, 2010년은 323대 팔렸으나 지난해는 165대 밖에 팔리지 않았다.

RX350은 프리미엄급 차종에 속해 수요층은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강남지역에서 한창 인기를 끌던 2009년에는 월 93대까지 팔린 적도 있다. 렉서스는 그동안 RX350의 시장 수요를 감안해 한 달에 30대 정도 팔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렉서스는 신형 GS와 마찬가지로 이전보다 차값을 낮췄다. 가격은 2가지 등급별로 6550만 원(Supreme)과 7300만 원(Executive)이다. 나카바야시 히사오 한국도요타 사장은 "신형 RX350은 상품성이 업그레이드 됐으나 가격은 최대 940만 원 낮춘 도요타의 '양품염가(良品廉價)' 정책을 반영한 차"라고 밝혔다.

인천=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