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영 母 "끼 많은 아들, 그러다 말겠지 했는데…", '장한 어머니상' 수상
"어머니가 오늘만큼은 제가 점잖은 옷을 입길 바라셨는데…. 이게 저의 가장 점잖은 옷이었습니다. 그런데 양말은 (점잖은 것이) 없더군요."

가수이자 프로듀서인 박진영 씨(사진 오른쪽)가 어버이날을 하루 앞둔 7일 어머니 윤임자 씨 앞에서 노래를 불렀다.

박 씨는 7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에서 열린 '올해 예술가의 장한 어머니상' 시상식에서 어머니의 손을 꼭 잡고 등장했다.

윤 씨는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올해 예술가의 장한 어머니상' 수상자 중 한 명으로 선정됐다. 문화부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 자녀를 훌륭한 예술가로 키운 어머니들의 숭고한 정신과 공덕을 기리기 위해 매년 수상자를 선정하고 있다.

이날 윤 씨는 아들에 대해 "어렸을 때부터 다른 아이들과 달랐다" 며 "보통 아이들보다 장난도 심하고 하고 싶은 것도 많았다"고 말했다. "공부를 곧잘 하기도 했다" 면서도 "춤을 제일 잘 췄다"고 밝혔다. 끼 많은 아들을 뒀던 어머니로서의 속내도 드러냈다.

"아들이 춤을 좋아할 때는 사실 저러다 말겠지 하고 기다리고 있었어요. 잠 못 이루고 애태우던 날들이었죠. 하지만 지금은 세상에 없는 노래도 만들어내고 자신의 마음에 드는 대로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이에 대해 박 씨는 '엄마 자랑'을 늘어놨다.

박 씨는 "그동안 속 썩여 드린 것이 참 죄송하다" 면서 "그런데 어머니도 겉으로는 얌전했지만 속으로 끼가 굉장히 많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화가로도 활동하고 있는 윤 씨는 보수적인 집안에서 자라 예술적인 끼를 드러내지 못했다. 때문에 "아들의 끼를 발견했을 때 자제하는 대신 드러나게 해 주고 싶었다"는 것이 윤 씨의 말이다. 윤 씨는 또 "항상 아들이 옆에 없을 때가 많아 그림을 그리며 살았다"고 말했다.

박 씨의 아버지도 이날 자리를 함께했다. 그는 주변에서 인터뷰를 말리는 지인들에게 "가만히 있으라"고 말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했다.

그는 아내 윤 씨의 수상에 관해 "진영이는 어머니(윤 씨)가 다 키운 거지" 라며 자신은 "어렸을 때 지가 하고 싶은 데로 다 하도록 해준 것 전부"라고 아내에게 공을 돌렸다.

박 씨는 이날 시상식에서 마련된 '어머니를 위한 공연'에서 자신의 신곡인 '너 뿐이야'를 불렀다.

'예술가의 장한 어머니 상'은 윤 씨를 비롯해 시조시인 홍성란의 어머니 심계순 씨, 비디오 아티스트 김창겸의 어머니 엄윤주 씨, 바이올리니스트 백주영-첼리스트 백나영의 어머니 김미령 씨, 거문고 연주자 채주병-국립국악원 정악단 지도단원 채조병 어머니 이정자 씨, 극작가 배삼식의 어머니 진옥섭 씨, 발레리나 김주원의 어머니 설현주 씨가 받았다.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금비녀가 수여됐다.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