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서울에서 아파트 분양 물량이 풍성하다. 1000가구 안팎의 대단지와 서울 강남의 노른자위 아파트가 선보여 투자자는 물론 실수요자들의 관심을 끌 전망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최근 분양 중인 단지들은 주변 시세 이하로 가격을 책정하는 데다 앞으로 전세 시장은 여전히 불안하기 때문에 내집 마련 차원에서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조언한다.

○이달에만 7000여가구 쏟아져

부동산정보업체인 닥터아파트와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이달 서울에서 분양되는 아파트는 10여개 단지 7000여가구에 이른다. 올해 들어 월별로는 최대 물량이다. 일반분양분도 2500여가구에 달한다.

재건축·재개발 물량이 많고 평형대는 소형인 전용 60㎡ 이하부터 전용 85㎡ 초과 대형까지 다양하다. 그 중에서도 실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전용 85㎡ 이하가 대부분이다.

신규 주택지가 부족한 서울에서는 재개발이나 재건축을 통해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선다. 최근 서울시의 뉴타운 출구전략으로 초기 단계 사업구역이나 주민 반대가 심한 곳은 구역 지정이 해제될 가능성이 커졌다. 때문에 사업 축소로 신규 공급도 줄어들면서 그만큼 재개발 등을 통한 대단지 신규 물량의 희소가치는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분양가는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되지 않은 곳이 많다. 하지만 전반적인 분양 시장 침체를 감안하면 주변 시세보다 높지 않게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이달에는 입지 여건이 뛰어난 곳들이 눈에 띈다”며 “분양가와 단지 주변 환경, 교통 여건, 조망 등을 꼼꼼히 살펴 청약에 나서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영호 닥터아파트 소장은 “대단지 아파트의 경우 교통과 교육 여건이 좋고, 주변에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생활하기 편하다”며 “대형 건설사의 브랜드를 다는 신규 대단지는 지역 랜드마크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아 수요자들의 선호도도 높다”고 말했다.


○청실아파트 재건축 단지 관심

대치동 청실아파트를 재건축하는 ‘래미안 대치 청실’이 단연 관심이다. 전용면적 59~151㎡ 1608가구 중 중소형 122가구가 일반 분양분이다. 지하철 3호선 대치역과 3호선·분당선 환승역인 도곡역이 걸어서 5분 이내인 역세권 단지다. 대단지에 걸맞게 커뮤니티와 조경이 잘 꾸며진 공원같은 아파트로 조성된다.

가구당 1.9대의 여유로운 주차공간을 제공한다. 커뮤니티 시설도 최고급이다. 피트니스센터 수영장 사우나 실내골프장 연회장 등이 계획돼 단지 가치를 높여줄 전망이다. 남부순환로와 영동대로 진입이 쉽다. 대치초등 대청중 중대부고 단대부고 숙명여고 등 주변에 이른바 강남8학군으로 불리는 명문 학교가 즐비하다.


삼성물산은 대치 청실 이외에 상수동 상수1구역과 2구역에서 각각 래미안 밤섬 리베뉴Ⅰ과 래미안 밤섬 리베뉴Ⅱ를 분양한다. 단지 규모는 각각 429가구(일반분양 170가구), 530가구(172가구) 등이다. 이들 단지는 지하철 6호선 상수역 역세권에 들어선다. 서강초교 신수중 연세대 서강대 등의 풍부한 학군이 있으며 신촌현대백화점 그랜드마트 등의 상업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단지 내 왕벚나무 가로수길, 산책로 등의 녹지시설과 한강시민공원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강변북로, 서강대교 등으로의 진입이 쉬운 편이다. 마포를 포함해 업무시설이 밀집된 여의도 용산 등의 지역과 가까워 직주 근접형 아파트로 적합하다.


○대단지와 입지 좋은 곳도 눈길

대우건설이 개봉동 노후주택을 재건축한 ‘개봉 푸르지오’를 내놓는다. 전체 978가구 중 전용 59~119㎡ 514가구를 일반분양한다. 일반분양의 85%가 85㎡ 이하로 집중돼 있어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모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경인선 오류동역과 개봉역을 이용할 수 있으며 남부순환로와 경인로도 가깝다. 분양가는 85㎡ 기준으로 3.3㎡당 1270만원대부터다. 입주는 2014년 5월 예정이다. 견본주택은 구로구 온수동 35의 1에 마련돼 있다.

한화건설이 중계동 ‘중계2차 꿈에그린 더 퍼스트(the first)’를 공급한다. 제일주택을 재건축하는 이 단지는 283가구(일반 분양 157가구) 규모다. 지하철 4호선 상계역과 가깝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세곡동 강남보금자리지구 A7블록에 전용 59~84㎡ 765가구를 분양한다. 강남권 내 마지막 보금자리주택 공공물량으로 청약자들의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