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주택 '층고 경쟁' 치열…"천장 높여 수납·환기 해결"
서울 서교동에 최근 문을 연 ‘마포 상암 한화오벨리스크’ 모델하우스에선 독특한 천장이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움푹 파인 ‘우물천장’과 맞닿은 벽 윗부분엔 ‘35㎝’를 표시한 눈금이 선명하다. 보통 2.3m인 천장 높이를 2.65m로 35㎝ 높였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다. 천장이 높아진 탓에 전용면적 19~39㎡로 구성된 소형 오피스텔이지만 실내가 한결 시원스럽다는 느낌이 든다.

신기용 한화건설 차장은 “오피스텔을 여러 곳에 공급했으나 ‘층고 마케팅’을 편 것은 처음”이라며 “면적이 같아도 훨씬 넓어 보여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도시형 생활주택과 오피스텔 등 소형주택 인기가 지속되면서 건설사들은 좁은 면적에서 오는 단점을 최소화하기 위해 ‘층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폐쇄적 느낌을 줄이고, 천장을 높여서 생긴 공간은 수납에 활용할 수 있어 투자자들의 눈길도 끌고 있다.

최근 효성이 선보인 ‘강남역 효성인텔리안 더퍼스트’ 오피스텔도 층고를 2.7m로 설정, 평균보다 40㎝가량 높였다. 넓어진 공간에 90도까지 회전이 가능한 개방형 창호를 넣어 외부 공기가 잘 통하도록 했다. 회전형 창호는 세로 길이가 길어 기존 높이에선 적용이 불가능한 구조물이다. 천장이 높아진 덕에 기본 옵션(선택)품목도 늘었다. 효성 인텔리안 관계자는 “드럼세탁기를 놓고, 위쪽의 남은 공간에는 가정용 드라이클리닝 기기인 ‘의류 스타일러’를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높아진 층고에 별도의 수납공간을 조성하는 곳도 잇따르고 있다. 서울석유가 서울 황학동에 개발하는 ‘듀오 302’라는 소형주택은 천장 높이를 2.8m까지 높였다. 늘어난 윗공간에 서랍형 붙박이 수납장을 일렬로 배열했다. 서울 역삼동의 도시형 생활주택 ‘EG소울리더’도 천장을 2.9m까지 올리고 수납공간을 넣었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일부 오피스텔은 최상층의 천장을 4~5m까지 높여 복층 형태로 조성한다”며 “건설사들이 차별화된 층고 설계를 분양 마케팅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