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신기가 무대에서 이동차량을 타고 오는데 바로 눈앞에서 볼 수 있어 정말 행복했어요. 최고의 아티스트예요.”(하나코·37세) “후쿠오카 공연에 매료돼 오사카에도 왔어요. 다시 봐도 새롭고 즐거워요.”(마유미·19세)

동방신기가 23일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3개월간에 걸친 ‘2012년 일본 라이브투어’를 성황리에 마쳤다. 지난해 9월 일본에서 출시한 정규앨범 ‘톤’의 수록곡들과 ‘섬머 드림 하이타임’ ‘썸바디 투 러브’ 등 싱글곡들을 화려하고 강렬한 퍼포먼스와 뛰어난 가창력, 세련된 무대 매너로 펼쳐냈다.

유노윤호와 최강창민만 남은 동방신기가 갈등과 분열 이후 2년여 만에 일본에서 단독 공연을 해냈다. 4만5000석을 메운 교세라돔에서만 21일부터 이날까지 3일간 13만5000명을 모았다. 티켓 평균 가격은 8800엔(12만2850원), 총 매출은 165억원이었다.

동방신기는 올초 요코하마 아레나 공연을 시작으로 후쿠오카, 니가타, 도쿄 등 9개 도시에서 26회 공연에 55만명을 모았다. 티켓 매출은 675억원. 공연장에서 판매한 캐릭터 상품 200억원을 포함하면 총 매출은 875억원에 이른다.

이달 중순 5만석의 도쿄돔 공연에서는 3일 연속 매진기록을 세웠다. 해외 가수로는 마이클 잭슨(1988년)과 백스트리트 보이스(2001년)에 이어 세 번째다. 산케이스포츠는 ‘동방신기, 마이클 잭슨과 어깨를 나란히 하다. 3일 연속 도쿄돔 완주’란 제목으로 보도했다.

동방신기는 원래 한류가수 중 최고였다. 오리콘 집계에 따르면 2010년 일본에서 앨범과 DVD 매출이 1361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JYJ가 떨어져 나간 지난해 361억원으로 급락해 카라(710억원)와 소녀시대(590억원)에게 추월당했다.

동방신기의 복귀로 올해 일본에서 K팝 열풍은 더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오사카 중심 신사이바시 상가에 지난 1일 문을 연 ‘한류 걸스하우스’의 황용태 점장은 “한류 열기가 도쿄에 이어 오사카에서도 뜨거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2층짜리 매장에서 한국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와 한류스타 관련 액세서리 매출이 22일 하루 동안 100만엔(1400만원)을 넘었다고 그는 귀띔했다. 동방신기 관련 상품들은 동났고 화장품 중에서는 마스크팩이 가장 많이 팔린다고 했다. 주 고객은 후쿠오카 등 남부지역 일본인과 중국인 관광객이다.

동방신기 외에 다른 한류스타들도 일본으로 달려가고 있다. 빅뱅을 앞세운 YG패밀리는 지난 1월 교세라 돔에서 2회, 사이타마 슈퍼아레나에서 2회 등 4회 공연에 16만명을 동원했다. 이준기와 이승기도 일본에서 데뷔 앨범을 냈다. 지난해까지 방송과 음반 활동만 하던 카라와 시크릿도 투어에 나섰다. 지난해 짭짤한 성과를 거둔 2PM, 씨앤블루, FT아일랜드, 비스트, 샤이니, 포미닛, 장근석 등도 대대적인 활동을 준비 중이다.

일본 음악시장은 사실상 미국을 추월한 것으로 추정된다. 2009년 일본 음반 및 음원시장은 4조7000억원(40억달러)으로 미국의 5조3000억원보다 약간 적었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음원보다 고가인 음반 비중이 74%에 달한 반면 미국에서는 55%에 그쳤다. 지난해에는 음반 비중이 76%로 더 늘었고 미국에서는 40% 수준으로 떨어졌다.

소비자 지출도 미국보다 많다. 엔터테인먼트와 미디어시장에서 주 고객층인 15~44세의 1인당 소비는 미국인이 연간 441만원인 데 비해 일본인은 445만원, 한국인은 195만원으로 나타났다.

오사카=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