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미안+푸르지오'…재건축 공동브랜드 바람
래미안 푸르지오(서울 아현동), 힐스테이트 아이원(서울 시흥동), 래미안 아이원(인천 부평)….

수도권에서 분양 중인 아파트 단지에 ‘래미안’ ‘자이’ 등 단독 브랜드 대신 공동 브랜드를 내건 곳이 줄을 잇고 있다. 대형 건설업체들이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컨소시엄 형태로 수주해서 공동시공하는 현장이 늘어서다.

이달 하순 분양할 서울 아현3구역 래미안 푸르지오(3885가구)는 동별로 단독 브랜드를 쓴다. 하지만 단지 전체에는 각사 브랜드를 합친 이름을 쓴다. 두 개 이상의 건설사가 공동 시공하는 단지의 경우 어느 브랜드명이 앞에 올지는 조합 의견이나 건설사 지분을 감안해 결정한다. 세 개 이상 건설사가 참여하는 단지는 아예 새로 작명을 해서 쓰기도 한다. GS건설·현대산업개발·대림산업·삼성물산이 공동 시공하는 서울 왕십리뉴타운 1구역은 ‘텐즈힐’이라는 이름을 내걸었다.

공동 브랜드 단지가 늘어난 것은 최근 몇 년간의 건설 경기 침체로 대형 건설사들이 공사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컨소시엄 형태로 수주하는 사례가 늘었기 때문이다. 뉴타운처럼 대단지 개발에 따른 금융비용 등의 위험을 분산하는 게 원활한 사업 진행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시공사가 여럿 참여할수록 사업 진행이 빨라지고 시공·마감 능력이 좋아져 입주자들에게도 이득”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조합이나 수요자들은 여전히 단독 브랜드를 선호하고 있다.

이달 초 GS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한 과천주공6단지 아파트 조합 관계자는 “생소한 공동브랜드보다는 이미 알려진 단독브랜드 아파트가 향후 집값에 긍정적이지 않겠느냐”며 “개별 업체들이 입찰할 경우 업체 간 경쟁으로 인해 무상지분율이 높아지는 등 조합 이익이 더 커질 확률도 높다”고 말했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도곡렉슬 등은 ‘고급단지’라는 인식 덕분에 단독 브랜드보다 더 높은 프리미엄이 붙기도 했다”며 “브랜드만을 따지기보다는 지역과 조합별 상황을 꼼꼼히 살펴보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