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1층' 찾는 발길 늘어난 이유는…
올 들어 노원구 마포구 등 서울 일부 지역 아파트단지에서 때 아닌 ‘1층 품귀 현상’이 벌어졌다.

서울 상암동 월드컵파크 인근 롯데공인의 김종호 대표는 “연초부터 어린 자녀를 둔 부부들이 많이 사는 단지에서 유달리 1층 전·월세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1일 말했다. 상계동 주공아파트 인근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도 “1층 전세 물건을 찾는 사람들이 몰리는 바람에 지금은 매물이 바닥났다”고 전했다. 1층은 사생활 보호와 보안에 취약해 거동이 불편한 노인이나 층간 소음 항의를 많이 받는 다자녀 가정 외에는 선호하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현상이다.

마포구 A공인 관계자는 “정부가 3월부터 시행한 ‘0~2세 무상보육 확대 정책’을 겨냥해 아파트 1층에 어린이집을 창업하려는 수요가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해까지 소득 하위 70% 이하 가정의 0~2세 아동에게만 지원되던 보육료가 올 3월부터 전 계층으로 확대되면서 보육시설 수요도 덩달아 증가했다.

'아파트 1층' 찾는 발길 늘어난 이유는…
차상호 마포구 가정복지과 팀장은 “국·공립이나 법인 어린이집에 비해 일반 공공주택(아파트)에 차릴 수 있는 ‘가정형 어린이집’이 주로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통계에서도 지난달 어린이집을 이용한 0~2세 아동은 71만명에 달해 작년 3월 57만명보다 크게 늘었다. 서울시 보육지원과 관계자는 “올 1분기 서울에서 약 100건의 어린이집 신규 허가가 났고 신청 대기 건수만 200건은 넘는 것 같다”며 “앞으로 국공립 어린이집도 아파트 1층에 설치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층보다 가격이 저렴한 아파트 1층이 어린이집 임대로 ‘쏠쏠한 재미’를 보게 된 셈이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