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생애주기에 따라 방을 없애거나 집의 일부를 분리해 임대를 놓을 수 있는 아파트가 속속 도입되고 있다. 필요한 구조를 가진 집을 찾아 소비자가 이사를 가는 것이 아니라 내 집을 그때 그때 변형시키는 방식이다.
대우건설이 지난해 가을 발표한 ‘마이 프리미엄’(My Premium)’ 아파트는 가족 구성원 수와 기호에 따라 내부공간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는 대표적인 맞춤형 아파트다.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일반에 공급될 예정인 이 아파트는 기본 골격에서부터 인테리어, 마감재까지 소비자가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단순히 분양받을 때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나이가 들어가면서 필요에 따라 공간을 바꿀 수 있다.
이런 변화가 가능한 것은 ‘무량판 구조(기둥과 슬래브만으로 하중을 견디도록 한 구조)’ 덕분이다. 대우건설은 벽이 건물의 하중을 지탱하는 내력벽 형식을 과감히 깼다. 내력벽 구조로는 똑같은 위치에 같은 크기의 방과 거실을 만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무량판 구조를 도입하면 내력벽 없이도 안전하게 시공할 수 있고 동시에 내부에 자유자재로 칸막이를 칠 수 있다. 가족의 생애주기에 따른 자유로운 변신이 가능한 셈인데 방의 개수, 방의 크기, 주방과 거실의 구조를 선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조부모, 부모, 자녀 3세대가 함께 사는 구조라면 자녀 세대가 분가할 경우 구조를 변경해 집의 일부를 임대하는 ‘임대수익형’으로 바꿀 수 있다. 대우건설은 입주자들이 자신이 선택한 구조와 인테리어, 마감재, 수납시설, 가전 등을 가상현실 시스템을 활용해 미리 체험하도록 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벽산건설은 2005년부터 ‘셀프 디자인 아파트’를 선보였다. 이 아파트는 ‘플랫 슬라브’ 구조를 적용해 리모델링이 용이하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소비자에게 맞춰 유기적으로 변하는 창조적인 주거공간을 만들자는 개념에서 도입됐다.
벽산건설의 ‘가변형 구조’는 1~2개의 벽체를 세우거나 없앨 수 있는 데 그치지 않는다. 평형에 따라 주방과 욕실벽을 제외한 모든 벽체를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어 선택의 폭이 넓다. 이와 비슷한 가변형 평면은 여러 건설사의 아파트에 속속 도입되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가변형 주택은 서구에서 일반화돼 있다”며 “기술상 안전성과 소음 문제 등이 해결됐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