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총선에서 이상규 전 민주노동당 서울시당 위원장이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를 대신해 서울 관악을(乙)에 출마한다고 한다. 진보 논객을 자처하는 진중권 동양대 교수조차 “얼굴마담(이정희)은 물러나고 몸통(이상규)이 나서는 격”이라고 평가할 돌려막기다. 몸통의 주인은 경기동부연합으로 알려졌다. 소위 주사파로 불리는 운동권의 민족해방계열(NL)이 주축인 통합진보당 내 최대계파요 민주노동당 때부터의 ‘보이지 않는 손’이다. 종북은 북한에 충성을 맹세한 반국가 사상이다.

친북파들은 2001년 당시 민중민주계열(PD)이 장악하고 있던 민주노동당에서 소위 ‘용산사태’를 일으키며 제도권에 진입했다. 용산사태란 서울 용산지역에 NL계 사람들을 위장전입시킨뒤 위원장 선거를 요구해 지구당을 장악한 사건이다. 후일 조그만 방에 십여명이 사는 것처럼 꾸며진 게 드러나 도덕적으로 큰 비난을 받았다. 이번 통합진보당의 관악을 후보교체 과정도 용산사태의 판박이다. 목표를 위해선 불법도 불사하는 후안무치한 태도가 그렇다. 후보단일화를 하자고 해놓고 뒤에선 여론조작이란 비도덕적 행태를 일삼은 것은 하나도 다를 게 없다.

문제는 이 세력의 비이성적 종북성향이다. “남북관계를 고려해 비난하지 않는다”는 논리로 북한 김정은의 3세대 세습을 감싼 집단이다. 2006년 북한 핵실험을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하려던 당시 민주노동당의 대변인은 이 세력의 압력에 못 이겨 탈당계를 제출해야 했다. 26일은 천안함 폭침으로 46명의 장병들이 목숨을 잃은 날이다. 이들의 억울한 죽음을 달래는 일은 시대착오적 종북세력의 준동을 막는 일로부터 시작해야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