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오피스텔 분양 '개막'…아파트 열풍 이을까
서울지하철 2호선 강남역 인근에 23일 개장한 ‘세종시 푸르지오 시티’ 모델하우스.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방문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개장과 동시에 모델하우스를 찾은 김종해 씨(72·역삼동)는 “세종시에 내려가는 공무원인 딸을 위해 오피스텔을 사두려고 한다”며 “정부의 계획대로 행정도시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커 투자가치도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시 오피스텔 분양시장이 이달 말부터 활짝 열린다. 작년부터 뜨거운 청약열풍이 불고 있는 ‘세종시 아파트 인기’가 이제 막 공급이 시작된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으로도 이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세종시 오피스텔 분양 ‘활짝’

대우건설은 이날 서울 서초동과 충남 연기군 대평리에 모델하우스 문을 열고 ‘세종시 푸르지오 시티’ 오피스텔 분양에 들어갔다.
세종시 오피스텔 분양 '개막'…아파트 열풍 이을까
세종시 신규 아파트시장의 경우 최근 부동산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청약열풍이 몰아치면서 계약이 끝난 아파트에는 수 천만원의 웃돈까지 형성될 정도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이 때문에 이달 말부터 세종시 상업지역에서 첫 분양을 개시하는 오피스텔에도 투자열기가 옮겨질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종명 대우건설 건축마케팅팀 대리는 “모델하우스 개장 3주 전부터 매일 600~700여통의 투자문의 전화가 쏟아졌다”며 “지방 오피스텔은 초기 투자비용이 1억원 안팎으로 적고 임대 수익률은 연 8%대로 높 아 투자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연내 세종시에 분양되는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 등 수익형 주거부동산은 3곳, 1876실에 이를 전망이다. 이 중 첫 공급에 나서는 ‘세종시 푸르지오 시티’의 규모가 가장 크다. 지상 20층에 1036실(전용 22~44㎡) 규모다. 3.3㎡당 평균 분양가는 570만원 수준이다.

우석건설도 연내 세종시에 600여실 규모의 오피스텔·도시형 생활주택을 공급할 예정이다. 계룡건설은 240실짜리 오피스텔을 내놓을 계획이다.

◆분양가·입지 꼼꼼히 살펴야

세종 푸르지오 시티의 분양 결과는 오는 26, 27일 청약신청 이후에 알 수 있지만 현재 분위기로는 평균 수십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최근 분양시장 투자유형이 수익형 부동산에 쏠리고 있는데다, 세종시는 인기상승지역이어서 청약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올 들어 판교지구에서 첫 분양한 ‘효성인텔리안’ 오피스텔은 평균 23.8 대 1, 인천 송도지구 ‘송도 더샵 퍼스트월드’는 평균 69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인기에 편승한 건설사들의 고분양가 책정을 우려하는 지적도 있다. ‘세종시 푸르지오 시티’ 모델하우스에서 만난 박종국 씨(53·서초동)는 “분양가가 3.3㎡당 500만원 수준이라지만, 전용률(분양면적 대비 실제 사용면적 비율)이 43% 수준이라 기존 오피스텔보다 상대적으로 비싼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인기지역이라고 해도 분양가·입지·분양시기 등을 꼼꼼히 따져 청약에 나설 것”을 조언했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투자자 입장에선 서울 강남권·경기 남부권 등 수도권보다 투자비용이 적은 탓에 청약률이 높을 가능성이 크다”며 “하지만 1000실 이상 오피스텔의 대거 입주가 이뤄질 때쯤에는 임대료 수준이 낮아질 수도 있기 때문에 투자원금 대비 8~9%의 고수익을 장담하기는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