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호모 디아볼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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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
자동차왕 헨리 포드와 FM라디오 발명가 하워드 암스트롱만 해도 그렇다. 포드가 에디슨사에 다닐 때 가솔린 엔진에 주목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다들 미래의 동력은 전기라고 믿었다. 포드는 결국 1899년 회사를 떠나 더블실린더 엔진에 매달려 3년 뒤 모델 A를 탄생시켰다.
하워드 암스트롱은 더했다. 그가 노상 직직거리는 AM라디오와 달리 잡음 없이 깨끗한 소리를 전달하는 FM라디오의 가능성을 거론했을 때 주위에선 말도 안 되는 주장이라며 깎아내렸다. 암스트롱은 온갖 반대와 비웃음에도 끄떡 않고 연구를 거듭, 1934년 FM수신기 기술을 입증했다.
한국이 현재의 경제적 딜레마를 해결하자면 헨리 포드나 스티브 잡스 같은 창조적 별종, 곧 ‘호모 디아볼루스(Homo-diabolus)’가 있어야 하며 그러자면 교육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왔다(현대경제연구원 ‘호모 디아볼루스가 세상을 바꾼다’).
디아볼루스는 데빌(devil,악마 또는 무모한 인물)의 라틴어. 호모 디아볼루스는 상식이란 이름의 틀과 인습을 파괴하는 말썽꾸러기형 인간이다. 지금까지 해온 ‘선진국 따라가기’가 상당부분 효과를 거둔 게 사실이지만 한 단계 더 도약하자면 과거의 표준을 대체할 새 기준을 만들어낼 창조적 말썽꾸러기들이 절실한데 이를 위해선 교육제도부터 바꿔야 한다는 얘기다.
순응하라, 어울리라, 말썽 부리지 말라는 천편일률적인 교육으론 창의적 인재를 키우기 어렵다는 건 두 말할 필요도 없다. 주위와 불화하고 규칙을 깨뜨리되 새로운 발견과 발명을 위해 매진하는 이들에 대한 사회적 포용력을 넓혀야 하는 것 또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문제는 얼마나 받아들이고 실천하는가다. 말썽꾸러기들은 창의적이냐 아니냐에 상관없이 배척받기 십상이다. 실패는 용인되지 않고 최소한의 안전망도 없는 게 현실이다. 오죽하면 고교생 부모는 물론 초등학생까지 선호직업 1위가 영혼이 없다는 말을 듣는 공무원이란 조사결과가 나올까.
그러나 안정과 조화만 추구하는 그 어떤 개인과 조직, 나라에도 발전은 없다. ‘진정한 발견이란 항해는 새로운 땅을 찾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을 갖는 것(마르셀 프루스트)’이란 말도 있다. 호모 디아볼루스에 대한 인식의 획기적인 전환을 위해 힘을 모을 일이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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