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이 더 비싼 공덕·금호, 큰집으로 갈아탈까
소형 아파트가 실수요에 힘입어 가격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전용 60㎡ 소형과 전용 85㎡ 이상 중대형의 매매가 격차가 줄어들고 3.3㎡당 가격 역전 현상도 나타났다. 입주를 앞두고 있는 서울지역 대단지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자녀 공부방 등을 감안하면 중형 수요는 꾸준하기 마련”이라며 “가격 역전이 벌어지는 대단지에서는 중형으로 옮겨가려는 선취매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작은 것이 비싸다”

2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공덕래미안5차 가재울뉴타운3구역 흑석한강푸르지오 등 서울 주요 단지에서 3.3㎡ 기준 소형 매매가가 중형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덕래미안5차 85㎡형(전용 59㎡)은 5억5000만원 선에 시세가 형성돼 3.3㎡당 매매가는 2290만원대다. 매매가가 7억5000만원인 112㎡형(전용 85㎡)의 2200만원보다 90만원 높다. 인근 야후공인 관계자는 “신혼부부와 직장인들이 소형을 선호해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중대형은 소폭 하락세를 보여 가격차도 조금씩 줄어드는 추세”라고 말했다.
소형이 더 비싼 공덕·금호, 큰집으로 갈아탈까
오는 10월 입주를 앞둔 북가좌동 가재울뉴타운3구역 ‘래미안e-편한세상’도 소형이 강세인 단지다. 조합원 물량 기준으로 매매가는 85㎡형이 4억~4억2000만원, 109㎡형이 4억8000만~5억2000만원이다. 중간층 기준으로 싼 분양권을 매입하면 소형과 중형의 가격차는 8000만원 정도에 그친다.

오는 7월 입주 예정인 ‘흑석한강푸르지오’(흑석뉴타운 4구역)도 일부 가격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76㎡형의 조합원 분양권은 5억~5억3000만원 선으로 3.3㎡당 2170만~2300만원인 반면 105㎡형은 6억8000만~7억2000만원 선으로 2130만~2200만원이다.

재개발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 중인 금호동 옥수동 일대 분양권도 소형이 더 비싸다. 이 일대는 강남권 및 강북 도심지역 접근이 쉽고 신규공급이 꾸준해 선호도가 높다.

◆“내집 넓혀가기 좋은 기회”

서울 전역에서 소형 아파트가 강세를 보이는 것은 아니다. 1~2인 가구와 신혼부부, 젊은층들이 선호하는 마포·성동구 등 교통요지의 주요단지가 가격 역전 진원지다.

소형 강세에는 입지여건과 더불어 전셋값 오름세도 한몫을 하고 있다. 공덕동 K공인 관계자는 “아현뉴타운 일대 소형 전세가는 매매가의 60%를 웃도는 3억3000만~3억4000만원”이라며 “전셋값 상승세가 매매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좀 더 넓은 내집을 마련하려는 실수요자라면 소형에서 중형으로 옮겨갈 수 있는 기회라고 설명했다. 분양마케팅업체인 이삭디벨로퍼의 이기점 조사팀장은 “서울의 유망 주거지역을 중심으로 면적별 가격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소형 보유자라면 인기지역 중형으로 싼값에 갈아타기 좋은 시기”라며 “급매물 출현이 많은 입주시점에 맞춰 대단지에서 내집 넓혀가기를 고려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