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개선 추세가 이어지는 기업이 최고경영자(CEO) 관련 리스크로 급락세를 탄 경우 다음날 반등에 성공하는 경우가 많아 주목된다. 리스크 완화에 대한 기대가 반발 매수를 이끌어 내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7일 오후 1시25분 현재 한화그룹주는 일제히 반등에 나서고 있다. 전날 최고경영자(CEO) 리스크에 급락했던 데에 따른 반발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반등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4.64% 급락했던 한화는 0.14% 오른 3만70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 초반에 2% 넘게 오르기도 했다.

나머지 그룹사인 한화케미칼 대한생명 한화손해보험 등도 상승 흐름을 보이다 보합권에서 등락하고 있다.

한화는 지난 3일 "서울서부지방검찰청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등 3명의 한화S&C 주식 저가 매각을 통한 업무상 배임혐의 공소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횡령 등의 금액은 899억 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3.9%에 달한다.

한화 측은 지난해 2월10일 관련 내용을 확인했으나 1년여가 지난 시점에서 공시를 해 거래소로부터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 예고됐다. 아울러 CEO의 횡령·배임 혐의로 인해 상장폐지 실질 심사 대상에 올라가 주권 매매가 정지되는 것이 아니냐는 시장 불안감도 커졌다.

하지만 거래소가 지난 5일 한화의 횡령·배임 혐의 관련 실질 심사 대상 여부를 심사한 결과 영업의 지속성 및 재무구조 안정성에 대한 상장 적격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상장 폐지에 대한 우려가 사라진 것. 이에 따라 주권 거래가 정상화됐으나 전날 한화 주가는 장중 5% 가까이 밀리며 CEO 리스크를 표출했다.

전날 낙폭이 과대했다는 진단이 이어지면서 이날 한화는 반등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4월 12일 검찰의 압수수색 소식에 급락했던 금호석유도 같은 경우다. 당시 금호석유는 1분기 실적 호조 전망에 주가가 꾸준히 상승세를 타고 있었으나 서울남부지검의 금호석유 본사 압수수색 소식에 급락한 바 있다.

이 후 한국거래소는 금호석유에 횡령설 조회공시 답변을 요구했다. 시장 불안감은 가중됐고 주가는 이 소식에 장중 12% 가까이 밀리기도 했다. 하지만 다음날 낙폭과대 인식에 따른 반발 매수와 펀더멘탈과 무관한 재료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반등에 성공했다.

이에 비춰 일단 단기적인 악재로 주가 급락이 일어난 경우 기업 펀더멘탈과 관련이 없는 재료로 판명이 되면 매수 관점에서 접근이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김장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에 대해 "향후 경영투명성 제고 방침과 경영시스템 개선으로 기업의 투명성과 성장성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2012년 예상 주가수익비율(PER) 7.8배, 주가순자산비율(PBR) 0.6배에서도 매력적이라 단기 주가 하락은 매수하기 좋은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역설적이게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등의 배임·횡령에 따른 상장 폐지 검토 대상에 오르기 직전까지도 '매수'추천을 한 증권사들이 많았던 것도 보는 시각에 따라선 향후 한화 주가의 긍정적 흐름을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