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경쟁력 약화와 판매 부진으로 상장 폐지를 선언한 이탈리아 의류업체 베네통이 2억7천660만 유로(약 4천70억 원)를 들여 유통 주식을 거두어들이기로 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일 보도했다.

베네통의 주식 67%를 보유한 가족 소유 지주회사 에디치오네 홀딩스는 지난 1일 저녁 이탈리아 증권거래소에 제출한 공시를 통해 유통 주식을 주당 4.6유로에 공개 매수하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발표로 2일 밀라노 증시에서 베네통의 주가는 주당 4.73 유로로 상승해 전거래일 종가 대비 17% 올랐다.

에디치오네 홀딩스는 "상장 폐지를 통해 베네통의 경영이 중장기적인 유연성을 확보하고 달라진 경쟁 환경에서 비롯된 도전들에 맞서는 데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색깔의 왕국'으로 불리며 전세계 120개국에서 중저가 의류시장을 지배해왔던 베네통은 스페인 의류 업체 자라와 버쉬카, 인디텍스, 스웨덴의 저가 의류 브랜드 H&M과의 경쟁에서 밀리면서 최근 몇년 사이에 수익이 급락했다.

시슬리, 플레이라이프 등의 브랜드를 거느린 베네통의 시가 총액은 지난 2000년 42억 유로(약 6조1천700억 원)에서 현재 7억 유로(약 1조 원) 규모로 줄었고, 최근 10년 사이에 베네통의 매출은 2% 증가에 그친 반면 H&M은 4배, 인디텍스는 6배나 늘었다.

(제네바연합뉴스) 맹찬형 특파원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