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로스앤젤레스 도심 명물 가운데 하나인 단돈 9센트 커피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세금 1센트를 포함해 10센트 짜리 동전 한 개로 커피 한잔을 마실 수 있어 앤젤리노(로스앤젤레스 거주민) 뿐 아니라 관광객의 사랑을 받아온 필립스 레스토랑은 다음 달부터 커피 가격을 50센트로 올리기로 했다고 26일 (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가 보도했다.

필립스 레스토랑은 더는 9센트에 커피를 팔 수 없다면서 커피 값을 45센트로 결정했으며 세금 5센트를 더해 50센트를 받겠다고 밝혔다.

프렌치딥 샌드위치로 유명한 필립스 레스토랑은 아침 식사에 공짜로 제공하는 커피를 1977년부터 지금까지 9센트에 팔아왔다.

35년 동안 참고 참았던 가격 인상을 단행하면서 무려 400%를 올린 셈이다.

그러나 50센트도 맥도널드나 던킨 등에 비하면 절반 가격이다.

4대째 필립스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필립스 식당 주인 마크 마싱길은 "참으로 오랜 세월이었다"면서 "그래도 25센트 짜리 동전 2개로 커피를 마실 수 있다면 괜찮은 것 아니냐"고 말했다.

400%라는 엄청난 인상률에도 필립스의 오랜 고객들은 불만이 없다.

40년 단골이라는 노부부는 "참 기가 막힌 가격이었다"면서 "이제는 더는 그런 가격을 기대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1908년 문을 연 필립스 레스토랑은 신용카드도 받지 않고 마룻바닥은 흠집 투성이일만큼 낡고 시대에 뒤떨어졌지만, 토박이 앤젤리노들에게는 마음의 고향과도 같은 곳이다.

커피 가격 인상에도 필립스 레스토랑의 인기는 식지 않을 전망이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권 훈 특파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