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간 6차례 걸쳐 7명 살해하고도 안 잡혀

중국 장쑤(江蘇)성 성도인 난징(南京)시의 총기 소지 은행 강도의 8년간 살인 행각들이 알려지며 중국인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9일 중국 언론들에 따르면 지난 6일 난징시 허옌(和燕)로의 농업은행에서 예금자 1명을 죽이고 20만위안(3천680만원)의 현금을 강탈해 달아난 범인은 지금까지 충칭(重慶)시, 후난(湖南)성 창사(長沙)시 등지에서 7명을 죽인 살인범과 동일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난징시 공안국은 전날 은행 강도 살인범의 CCTV 화면을 분석한 후 범인 사진을 공표했는데 충칭과 창사의 살인범 사진과 같았다.

중국은 사회 곳곳에 CCTV가 설치돼 범죄 후 도주가 쉽지 않은데도 난징의 총기 살인범은 8년간 당국의 법망을 피해 계속 범죄를 저질렀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범인은 총기를 소지하고 은행을 털었으며 인명을 무자비하게 살상했다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그는 2004년부터 지금까지 7차례의 총기 강도 사건에서 7명을 살해하고 3명에게 부상을 입혔으며 48만위안의 현금을 강탈했다.

범인은 2004년4월22일 충칭시 공상은행에서 총기를 사용해 예금자 1명을 살해하고 1명에게 중상을 입힌 후 7만위안을 빼앗아 달아났다.

이듬해인 2005년 5월16일에는 충칭시 거리에서 총기를 발사해 2명을 죽이고 1명에게 부상을 입힌 후 17만위안을 강탈했다.

2009년10월14일에는 창사의 한 공원에서 리(李)모씨에 6발의 총상을 가해 사망하게 만들었다.

같은 해 12월4일에는 창사 거리에서 예금을 찾아 나오던 사람을 총으로 쏴 죽인 후 4만5천위안을 빼앗아 도주했다.

2010년10월25일에는 창사의 무역회사를 찾아가 경리 직원에 총격을 가해 죽인 후 후 컴퓨터 1대를 훔쳐갔다.

작년 6월28일에는 창사의 한 공장 근처에서 48세 남자의 머리와 허리에 총을 쏴 중상을 입혔다.

난징과 창사 등의 공안 당국은 지난 8년의 총기 살인범이 동일인이라고 보고 공조 수사에 나서고 있다.

현재 범인의 이름과 인상착의 등 간단한 신분은 확인됐으며 범인에 걸린 현상금액수는 전국적으로 248만위안(4억6천만원)에 달했다.

범인은 1969년8월23일 쓰촨(四川)성 네이장(內江)시 출생의 쩡카이구이(曾開貴)로 키 170~180㎝, 검은색 피부, 단단한 체격, 팔자걸음, 쓰촨성 사투리 등의 특징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범인은 또 쩡즈핑(曾志平), 쓰냥(四娘)으로도 불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에 사용된 총기는 미얀마제 권총으로 파악됐다.

현재 중국 언론들은 관영 매체라는 특성 때문에 단순한 사실 중심으로 살인범의 범죄행각만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지만 언론보도를 접하는 공안당국은 매우 당혹스러운 모습이다.

난징시 공안국은 1만2천여명의 경찰을 버스, 기차, 지하철 등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 배치해 철저한 검문검색에 나서고 난징시에서 외부로 빠져나가는 길목의 경비를 강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통상 범죄발생 24시간이 지나면 범인이 도주했을 가능성이 크지만 이번 사건의 경우 검문검색이 초기부터 강화돼 범인이 난징시에 숨어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범인이 지난 8년간 살인행각에도 불구하고 잡히지 않았고 은행 강도 성공률이 100% 였다는 점에서 매우 교활하고 노련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상하이연합뉴스) 김대호 특파원 dae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