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최고급 술 마오타이가 폭리를 취하는 것으로 알려져 애주가들의 원성을 사고 있지만 고속도로 운영업체들이 챙기는 이익도 이에 버금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도만보(成都晩報)는 4일 주식시장에 상장된 중국의 19개 고속도로 운영업체의 지난해 3분기 평균 이익률이 59.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들 업체가 챙긴 이익률은 분양가를 지나치게 올려 폭리를 취한다는 지적을 받아온 부동산업체들의 평균 이익률 30-40%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특히 충칭루차오(重慶路橋)의 지난해 3분기 이익률은 89.2%에 달했다.

이 업체는 2009년과 2010년에도 각각 연 86.6%와 88.3%의 이익을 냈다.

이 업체의 이익률은 지난해 4차례의 인상을 통해 1년 만에 가격을 100% 올린 마오타이가 지난해 3분기 올린 이익률 91.5%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중국의 고속도로 총길이는 7만4천㎞에 달해 미국의 뒤를 이어 세계 2위 수준이며 전체 구간 가운데 95%가 통행료를 징수하고 있다.

1급 국도 가운데 65%도 통행료를 받고 있다.

고속도로 통행료는 ㎞당 평균 0.4 위안(73원)에 달해 중국인들의 소득 수준에 비해 지나치게 과다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중국의 통행료가 이처럼 비싼 이유는 정부가 건설한 뒤 매각하거나 건설업체들이 직접 건설해 운영하기 때문이다.

운영권을 쥔 민간업체들은 수익 극대화를 위해 고액의 통행료를 징수하고 있으며 이들 업체와 결탁한 공무원들은 이들의 폭리를 묵인하고 있다.

지난해 고속도로 통행료를 상습적으로 물지 않았던 화물 차량 주인이 법원에서 중형을 선고받은 것을 계기로 고속도로 통행료 과다 징수가 논란이 되기도 했다.

지난 1월 허난(河南)성 중급인민법원은 가짜 군대 차량 번호판을 달고 2천300여 차례에 걸쳐 368만 위안(6억7천만 원)의 고속도로 통행료를 물지 않은 혐의로 기소된 스(時)모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누리꾼들은 즉각 "법원이 인정한 혐의대로라면 스씨가 물지 않은 고속도로 통행료는 무려 1회 평균 1천600 위안(29만 원)"이라며 "처벌받아야 할 대상은 과도한 통행료를 징수하고 있는 고속도로 운영업체"라고 비판했다.

중국 언론들은 9만㎞의 고속도로 구간 가운데 7천800㎞ 구간만 통행료를 징수하고 요금도 중국보다 훨씬 저렴한 미국이나 대부분 고속도로가 통행료를 받지 않는 영국 등의 사례를 들며 통행료를 대폭 낮춰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성도만보는 "기호품인 고급술과는 달리 고속도로는 경제를 움직이는 대동맥이어서 서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고속도로가 민간기업들의 돈벌이 수단이 돼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pj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