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림 2만3천㏊ 파괴..일부 도시 재난지역 선포

칠레 남부지역이 산불 때문에 재앙 수준의 피해를 입고 있다.

일부 도시는 재난지역으로 선포됐다.

3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부터 시작된 산불은 발화 지점이 49곳으로 확산했으며, 1명의 사망자를 내고 2만3천㏊의 삼림을 파괴했다.

수백 채의 가옥이 불에 탔고, 펄프공장을 비롯한 산업시설도 큰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마갈량이스, 비오-비오, 마울레 등 3개 지역에는 최고 수준의 경계령이 내려졌으며, 다른 8개 지역도 산불 피해가 우려된다.

마갈량이스 지역에서는 산불이 처음 시작된 토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 1만2천700㏊가 불에 탔다.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의 헬기와 항공기의 지원 아래 750여 명이 투입돼 진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비오-비오 지역에서는 삼림 1만㏊가 불에 탔고 70대 노인 1명이 사망했다.

이 지역에는 530여 명이 동원돼 진화와 함께 주민을 대피시키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불길은 강한 바람을 타고 토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에서 비오-비오를 거쳐 마울레 지역으로 번지고 있다.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은 전날 로드리고 힌스페테르 내무장관과 함께 국립재난관리청(ONEMI)을 찾아 피해 상황을 보고받고 나서 비오-비오 지역의 플로리다, 킬론, 란킬, 산 로센도 등 4개 시를 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피녜라 대통령은 "칠레 국민은 엄청난 재앙 앞에 신중하고 현명하게 행동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하면서 "파괴된 가옥과 산업시설은 최대한 신속하게 복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피녜라 대통령은 이날 주요 각료들과 함께 비오-비오와 마울레 지역의 피해 현장을 둘러봤으며, 산불 예방 활동과 방화범에 대한 처벌 강화를 내용으로 하는 새로운 삼림보호법 제정을 추진할 뜻을 밝혔다.

한편 칠레 검찰은 이스라엘 국적의 20대 남성 관광객을 방화 혐의로 체포했다가 3개월 출국 금지를 조건으로 석방했다.

검찰은 이 관광객의 부주의로 신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토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에서는 1985년과 2005년에도 관광객의 부주의로 화재가 발생한 바 있다.

2005년 화재는 체코 관광객의 부주의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고, 체코 정부는 방화로 소실된 삼림 1만3천880㏊의 복구 비용 일부를 내야 했다.

수도 산티아고에서 남쪽으로 3천㎞ 이상 떨어진 곳에 있는 토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은 전체 면적이 23만㏊로, 1978년 유네스코에 의해 생태보호지역으로 지정됐다.

공원을 찾는 관광객은 연간 15만여 명이며, 이 가운데 75% 정도는 외국인이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