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窓] 美 증시 추가상승 쉽지 않은 이유
미국 부동산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금융위기의 발단이었고, 가장 느리게 회복되고 있는 부분인 만큼 투자자들은 부동산이 제 궤도를 찾아가는 것을 미국 경제가 더 튼튼해지는 과정으로 믿고 있다.

그러나 미국 부동산은 바닥을 만들었을 뿐 아직 갈 길이 멀다. 11월 주택 착공이 증가해 주가를 3% 가까이 끌어 올렸지만, 절대 착공 건수가 68만채에 지나지 않는다. 지난 30년간 정상적인 월간 착공 건수가 100만~150만채였던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미국 부동산 가격은 고점 대비 30% 가까이 떨어져 과거 침체기 때의 평균 하락률을 웃돌고 있다. 금리 하락으로 부동산 구입 시 비용이 줄어드는 긍정적 변화가 나타나고 있지만 이에 따른 수요 창출이 이뤄지려면 미래에 가격이 오를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당분간 미국 부동산시장은 저점에서 횡보하는 상황이 예상된다.

부동산시장은 기대에 못 미쳐도 미국 경제는 회복세를 이어갈 것이다. 지난 8월 주식시장이 크게 하락하던 때에 경제 전망이 흔들리기도 했지만 정책효과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3년에 걸친 금리 인하, 유동성 확대, 재정 투입 규모가 워낙 커 상당 기간 영향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주가다. 경기가 빠르게 확장되는 상황이 아니거나, 수준이 높지 않다면 주가가 올라갈수록 경기회복 효과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미국 주가지수는 금융위기 이전 고점과 5%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을 정도로 상승했다. 미국 경기 회복이 선진국 전반으로 확산되지 않는 한 추가 상승이 만만치 않을 수 있다.

이종우 < 솔로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