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에 관계없이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인 ‘A1’은 변함이 없으며 신용전망도 ‘안정적’을 유지한다고 22일(현지시간) 공식 발표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나 피치 등 다른 국제 신평회사들도 최근 비슷한 견해를 밝힌 것을 감안하면 김 위원장 사망이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을 훼손시킬 요인은 아닌 것으로 국제사회는 판단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무디스는 이날 내놓은 한국 연례보고서에서 ‘한국의 견실한 경제 펀더멘털과 재정 안정성 등을 감안해 신용 유지 평가를 내린다’고 밝혔다.

무디스는 김 위원장 사망이 북한의 왕조적 권력 세습과 북한 정부의 안정에 추가적 불확실성을 고조시키고 있지만 튼튼한 한·미 동맹이 전쟁 억지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에 대한 4대 평가요소 가운데 경제력은 ‘매우 높음’, 제도 및 재정 건전성 점수는 ‘높음’으로 나왔고 지정학적 리스크는 ‘중간’이었다. 무디스는 한국 실업률이 주요 20개국(G20)과 비교해서도 낮고, 물가는 한국은행의 관리 범위를 약간 벗어나 있지만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안정돼 있는 등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견실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미국 경제의 더딘 회복과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금융 및 국가채무 위기로 한국의 수출 전망은 밝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관련 정책 수단과 경기 부양을 위한 재정 여력 등을 감안할 때 극복이 가능할 것으로 평가했다.

무디스는 또 한국이 견실한 재정 건전성과 적정 수준의 국가채무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비금융 공공부문의 부채는 국가채무를 약간 상회한다고 지적했다.

무디스는 “유로존의 위기 심화와 글로벌 금융환경 악화 등이 한국의 금융회사들로 하여금 자금조달 압박을 주고 있다”며 “금융 부문 취약성을 극복하려는 노력의 성공 여부가 국가신용등급 전망의 핵심적 요소”라고 강조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