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고용·소비·부동산까지  '경기회복 신호'
미국 경기가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실업자가 줄고, 소비심리가 급속히 개선되면서 내년 경기에 대한 긍정적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은 제로금리를 1년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경기회복세에 힘을 싣겠다는 뜻이다.

◆고용 서프라이즈

블룸버그통신은 23일 “지난주(11~17일) 미국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가 전주보다 1.1%(4000명) 줄어든 36만4000명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2008년 4월 이후 3년8개월 만에 가장 적은 수치다. 전문가들의 평균 예상치(38만명)를 밑도는 ‘고용 서프라이즈’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4주 평균 실업수당 신청자는 38만250명으로 2008년 6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왔다. 이안 셰퍼드슨 하이프리퀀시이코노믹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지속적인 실업수당 신청자 감소는 노동시장에 변화가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실업수당 신청자 감소는 다음달 고용 증가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 내년 초까지 미국 고용사정이 호전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소비심리도 살아나고 있다. 미국의 12월 톰슨로이터-미시간대 소비심리지수는 69.9를 기록했다. 지난달의 64.1을 넘어서는 것으로 최근 6개월 중 가장 높았다. 9일 발표된 잠정치 67.7도 웃돌았다. 12개월 이후 경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생각을 알 수 있는 ‘전망지수 확정치’도 70.0으로 잠정치 64.0을 넘어섰다.

◆부동산시장도 훈풍

모기지 공기업인 프레디맥은 “이번주 모기지 대출금리가 전주의 3.94%보다 0.03%포인트 하락한 3.91%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40년 만의 최저 수준이다. 금리가 주택매입 수요를 자극할 수 있는 수준까지 떨어졌다는 얘기다.

블룸버그는 11월 미국 신규 주택 착공 건수가 19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고 대출 금리도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져 내년 부동산시장은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확정치는 1.8%로 잠정치인 2.0%를 밑돌았다. 이는 기업재고가 줄어서다. 재고가 줄어들면 기업들이 적정재고를 유지하기 위해 생산을 늘린다. 따라서 재고 감소로 인한 3분기 GDP 증가율 감소는 4분기 경제성장률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날 미 상무부가 발표한 11월 내구재 주문도 3.8% 증가해 시장 예상치(2.0~3.6%)를 웃돌았다. 지난 7월 이후 4개월 만에 최대 상승률이다. 항공기 등 수송 관련 내구재 주문이 크게 늘었다.

◆Fed도 경기 회복 ‘힘 실어주기’

Fed도 경기 회복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Fed는 당초 2013년 중반까지 유지키로 했던 제로금리를 2014년까지 연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Fed는 내달 24~25일 열리는 금리결정회의에서 이 내용을 발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벤 버냉키 Fed 의장은 지난달 2일 “제로에 가까운 금리를 ‘적어도’ 2013년 중반까지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2013년 이후에도 제로금리를 시행할 수 있다는 얘기였다. 마이클 페롤리 JP모건체이스 이코노미스트는 “Fed는 2014년 4분기는 돼야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정성택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