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부터 거래가 끊기더니 목 좋은 곳도 프리미엄이 5000만원 정도 떨어졌습니다.”(판교신도시 H공인 관계자)

“외곽의 213㎡짜리가 ‘무피(분양가 대비 프리미엄 제로)’로 나왔어요. 올해 초 2000만~3000만원 붙었었는데….”(광교신도시 G공인 사장)

아파트로 시세차익을 얻기가 힘들어지고, 전원주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올 들어 인기를 끌었던 판교·광교신도시 일대 단독주택 용지가 최근 외면당하고 있다. 프리미엄이 큰 폭으로 떨어지고 거래 건수도 두드러지게 줄었다.

◆판교일대 매수 문의 ‘뚝’

23일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판교 일대 단독주택 용지 프리미엄은 5000만~1억5000만원으로 지난 7월 대비 평균 3000만원가량 떨어졌다. 한때 7억원을 형성했던 입지여건이 좋은 E-5블록 330㎡의 프리미엄은 6억원으로 1억원가량 낮아졌다. 성남 운중동 B공인 관계자는 “2007년 판교지역 분양가가 6억~8억원대여서 그동안 금융비용 등을 감안하면 2억원 이상 들어간 땅이 많다”며 “프리미엄 1억원 이하인 230~260㎡는 사실상 급매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자부담을 견디지 못한 일부 땅주인들이 ‘무피’로 용지를 내놓는다”며 “정남향인 E3블록 230㎡ 땅은 분양가에도 매수문의가 없다”고 말했다.

프리미엄 하락으로 거래도 줄었다. 판교동 한림부동산 관계자는 “최근 투자심리가 얼어 붙으면서 단독주택 시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월 20여개 거래되던 것이 10월 10여개,11월 5개 정도 줄더니 이달에는 2개 정도 팔렸다”고 설명했다.

◆광교 외곽은 프리미엄 제로

광교신도시 단독주택지는 2000만~4000만원가량 웃돈이 붙어 있다. 올 상반기보다 1000만~2000만원가량 떨어진 수준이다. ‘무피’ 매물도 적지 않다.

광교신도시 인근 G공인 대표는 “E8블록 213㎡ 땅의 웃돈이 분양 직후 3000만원에서 지금은 700만원까지 떨어졌다”며 “분양가 수준인 4억원에 나온 매물도 있지만 찾는 사람이 없다”고 전했다. 그는 “기반시설이 갖춰지지 않아 아파트 분양권도 3000만~5000만원가량 떨어졌는데 단독주택지 웃돈도 하락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매수세도 급속하게 위축됐다. 홍명희 광교삼성공인 사장은 “9월부터 문의가 끊겼다”며 “대표적 투자대상인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가 위축되면서 광교 단독주택 용지도 영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도권 단독주택 용지 동반 하락

전문가들은 “수도권에서 선호도가 가장 높은 판교·광교 단독택지의 웃돈이 떨어지면 다른 지역은 상황이 더 심각해진다”고 설명했다. 부동산컨설팅 업체인 유엔알컨설팅의 박상언 대표는 “판교·광교 땅은 분양가와 프리미엄이 상대적으로 높아 매수세가 형성되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임성환 알리안츠생명 WM센터 부동산팀장은 “마당을 같이 쓰는 구조로 두 채를 짓는 땅콩주택, 도시인근 전원주택 등의 열풍이 불면서 단독주택 용지에 과도한 프리미엄이 붙었다”며 “직접 분양받은 투자자 외에는 수익을 내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