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경영현안 챙기기에 직접 나섰다.

23일 SK에 따르면 최 회장은 그룹 최고경영자(CEO)들과 함께 비상 경영회의를 갖고 "하이닉스 경영의 조기 정상화를 위해 인수 주체인 SK텔레콤뿐 아니라 모든 계열사 임직원이 한 마음으로 성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최근 글로벌 경제위기와 북한발 이슈, 검찰 수사 등이 겹쳤지만 각 사별로 CEO를 중심으로 흔들림없이 경영에 매진해달라"고 주문했다.

최 회장은 22일에는 인수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이후 처음으로 이천 하이닉스 사업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이제부터는 하이닉스의 본격적인 성장을 위해 뛰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최 회장은 "하이닉스는 앞으로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사업구조로 전환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대규모 투자 등에 대한 주요 의사결정이 적기에 내려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SK관계자는 최 회장의 이같은 행보에 대해 "최근 그룹이 검찰 수사를 받는 등 불안한 상황에 글로벌 경제까지 어려운데다, 북한발 이슈가 발생해 더 이상 위축돼서는 안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만우 홍보담당 전무는 "위기 때마다 정공법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해 왔던 최 회장인만큼 이번에도 정공법으로 현 상화을 극복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자금 횡령과 선물투자 의혹으로 지난 19일 검찰에 불려가 20시간 가까이 조사를 받았다. "회삿돈에 손 댈 이유가 없다"며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검찰은 조만간 사법처리 대상과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