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교배' 로  수직풍력 개발…가두리 양식 전력 공급
광주광역시에서 상업용 가스레인지와 철구조물 가공업을 하고 있는 럭키금속의 최재철 대표는 요즘 출근길이 즐겁다. 공장 앞에 임시 가설해 놓은 풍력발전기 모형을 볼 때마다 새롭게 성장할 회사의 미래상이 그려지기 때문이다.

수직 풍력발전기는 물에 뜨는 부유 구조물에 얹어 돌리는 풍력 발전기. 날개는 바람개비형이 아니라 일자형으로 만들어 어느 방향에서 바람이 불어도 돌아가게 된다. 최 대표는 “먼바다 가두리 양식을 할 때 전력공급이 필요한데 지금까지는 기름으로 발전기를 돌리고 있다”며 “수직 풍력발전기가 개발되면 별도의 연료 없이 바람만으로 전력 공급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그는 이 발전기 시장규모를 연 30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기술 교배' 로  수직풍력 개발…가두리 양식 전력 공급
최 대표가 발전기 개발에 나설 수 있었던 것은 중소기업청(청장 송종호)과 중소기업융합중앙회(회장 김은호)가 운영하는 ‘중소기업기술융복합지원센터’가 있었기 때문. 센터는 지난해 블레이드(날개) 제조기술을 가진 럭키금속과 발전기 제조기술을 가진 신옥테크가 낸 풍력발전기 개발계획을 검토해 2년 동안 5억원의 개발자금을 지원키로 결정했다.

센터는 이외에도 광기술을 이용해 대기 오염물 H2S 측정센서를 개발하는 에이스엔(대표 송희남)과 스마트 전기유압 액추에이터를 개발하는 오토파워(대표 이영진)에도 각각 5억원을 지원키로 했다.

지난해 지원사업을 시작한 센터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중소기업들 간의 기술 융복합 사업 중 사업성 있는 과제들을 선정해 예산을 집중 지원할 계획이다. 올해는 최소 25개 과제를 선정해 234억원을 투입한다. 내년 예산은 399억원으로 잡혀 있다.

어떤 과제들이 센터로부터 지원받을 수 있을까. 대상은 두 가지 이상의 서로 다른 기술 또는 제품을 활용해 비교적 단기간 내(5년 내외)에 상용화를 이룰 수 있는 기술 또는 사업이다. 그러나 조건이 있다. 기술 융복합을 통해 기존 사업이나 시장을 확장할 수 있거나, 이를 연구·개발(R&D)하고 사업화하는 단계에서 부가가치를 낼 수 있어야 한다.

센터는 인력과 자본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이 다른 기업이나 연구기관, 대학 등과 수평적 협력을 통해 신사업, 신기술을 만들 수 있도록 전국적 지원망을 갖추고 있다. 현재 경인, 경기·강원, 중부, 호남 등 7개 권역에 지역센터를 두고 있는데 이를 내년에는 11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중앙센터와 지방센터들의 역할은 네 가지로 요약된다. 기술 융복합에 대한 추진체계와 방법을 개발해 보급하고, 융합협력체 구성을 위한 중간 매개체 역할을 하는 것이 주요 역할이다. 여기에 기업들의 지원을 끌어내고, 기술융합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교육사업을 벌이는 것 등이 포함된다.

호남권 지원센터 역할을 하고 있는 광주테크노파크의 김찬영 부장은 “중소기업들의 경우 사업화하려는 기술이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 사업계획서는 어떻게 작성해야 하는지 등을 알지 못해 지원을 미리 포기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지원센터들은 이런 어려움부터 상담해주고 도와주기 때문에 호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psj@hankyung.com

한경·중소기업융합중앙회 공동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