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의 4분기 영업이익이 3분기의 부진을 딛고 증가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4분기 및 연간 어닝시즌(실적 발표 시기)을 한 달가량 앞둔 시점에서 기업 실적 개선이 주가 반등의 불씨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업종별로는 정보기술(IT) 자동차 음식료 등의 실적 개선폭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당초 추정치보다는 증가폭이 줄어드는 추세라 기대 수준을 낮춰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내년 1분기까지 이익 증가 지속

22일 증권정보 제공업체 와이즈에프엔과 현대증권에 따르면 증권사의 실적 추정치가 3개 이상인 183개 상장기업의 4분기 영업이익은 18조3000억원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15조1000억원보다 21.2% 증가한 것이다. 이들 기업의 영업이익은 지난 1분기 17조3000억원에서 2분기 17조1000억원, 3분기 16조2000억원으로 두 분기 연속 감소했다. 4분기 매출은 267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유럽 재정위기로 경영 불확실성이 높았지만 미국 고용 및 소비 회복에 힘입어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매출과 이익이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매년 연말이면 기업들이 연간 목표 달성을 위해 영업활동을 강화하는 것도 실적 개선의 배경으로 분석된다.

기업 이익 증가세는 내년 1분기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내년 1분기 영업이익은 21조1000억원으로 올 1분기보다 22.0%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다만 실적 추정치는 하향 조정되고 있다. 기업 이익이 전 분기 및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증가하겠지만 당초 기대했던 것보다는 증가폭이 작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집계 시점에 따라 10월21일 19조8000억원에서 11월18일 18조8000억원으로 줄었고 최근 18조3000억원으로 감소했다. 내년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도 두 달 만에 21조3000억원에서 21조1000억원으로 줄었다.

곽현수 IBK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미국 소비가 회복되고 있지만 유럽은 재정위기의 영향이 실물경기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유럽 수출이 많은 기업은 내년까지도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 CJ제일제당 이익 증가 두드러져

업종별로는 IT 경기소비재 필수소비재 등의 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IT 업종은 4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9.4% 증가하는 데 이어 내년 1분기에도 33.7%의 높은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추정됐다.

자동차 등이 포함된 경기소비재와 음식료 유통업 등이 포함된 필수소비재는 4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9.1%와 39.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개별 종목으로는 LG유플러스(155.2%) CJ제일제당(50.0%) 현대차(41.1%) 삼성전자(35.6%) 등의 영업이익이 대폭 증가할 전망이다.

임종필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IT는 4분기가 전통적으로 성수기인 데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패널 가격이 내년 초를 기점으로 반등할 가능성이 있어 실적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며 “자동차는 품질 개선을 바탕으로 꾸준한 실적을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희종 대우증권 수석연구원은 “시장 변동성이 높아질수록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종목에 집중해야 한다”며 “IT하드웨어 음식료 생활용품 관련 종목이 유망하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