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처리 여부에 촉각..'경영공백' 우려

SK그룹은 19일 오전 최태원 회장이 8년여만에 검찰에 소환되자 착잡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며 '초상집' 분위기를 연출했다.

최 회장 소환이 예고되기는 했지만 막상 그룹의 총수가 조사를 받게 되자 임직원들은 만감이 교차하는 모습이었다.

SK그룹 관계자는 "최재원 부회장의 검찰 출두를 통해 혐의가 풀릴 것으로 기대했는데 최 회장마저 소환돼 분위기는 침울하다"며 "최 회장 형제가 모두 사법처리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 회장이 구속이 아닌 불구속 기소되더라도 그룹 입장에서는 '경영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런 일이 생기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며 "특히 내년에는 하이닉스 인수 등 굵직굵직한 현안들이 많기 때문에 고민스러울 뿐"이라고 하소연했다.

다른 관계자는 "검찰 수사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알 수 없어 분위기가 무겁다"며 "최 회장은 최 부회장의 횡령 의혹과 연관성이 전혀 없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라고 말했다.

SK 직원들은 이날 오전 9시 25분께 TV를 통해 최 회장이 서울지검으로 출두하는 모습이 생중계되자 일제히 하던 업무를 중단하고 사무실 내 비치된 TV 앞에 모여 최 회장의 출두 순간을 지켜봤다.

한 직원은 "어제까지만 해도 우리 그룹이 겪고 있는 사태에 대해 나름대로 이런저런 생각을 해봤지만 막상 최 회장이 검찰에 출두하는 모습을 보니 비통하다"면서 "무엇보다 회사의 앞날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날 종로구 서린동 SK 본사는 휴게실 등 건물 곳곳에서 직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최 회장의 소환조사가 어떻게 결말지어질지, 그룹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등에 대해 우려스런 표정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등 뒤숭숭한 분위기였다.

(서울연합뉴스) 전준상 기자 chunj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