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생] 우울증, 약물·상담치료 반드시 받아야

건강칼럼 - 박원명 여의도성모병원 교수

최근 사회문제화하고 있는 우울증에 특히 취약한 사람들이 있다. 여성이 남성에 비해, 중년이 초장년에 비해, 미혼이나 이혼·사별의 경우가 기혼자에 비해, 가족력이 있는 경우가 없는 경우에 비해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높다. 특히 중년 여성의 경우 우울증과 함께 동반돼 나타나는 신체적 증상에도 매우 취약하다.

대한우울·조울병학회는 최근 전국의 성인남녀 6435명을 대상으로 ‘우울과 신체증상 평가척도’를 조사한 결과, 10명 중 6명 정도가 중증 이상의 우울증상을 갖고 있었다. 이 중 65.7%는 신체증상과 통증증상까지 호소했다.

중년 여성들이 우울과 신체증상에 특히 취약한 이유는 그들이 처해 있는 상황, 예컨대 폐경과 깊은 연관이 있다. 노화에 따른 여성호르몬의 감소는 신체적으로 여성성 상실과 다양한 신체증상을 유발한다.

정신적으로도 불안, 초조 등을 야기하면서 심리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우울증은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고 모호하며 오래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정신건강의학과에 방문하기 전 이미 여러 진료과를 거쳐서 오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올해 학회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우울증상과 신체증상으로 정신건강의학과에 방문하기까지 걸린 기간은 평균 2년 이상이었다.

우울증이 동반하는 증상으로는 만성피로, 가슴 답답함, 호흡곤란, 두통, 근육통, 관절통, 소화불량 등 매우 다양하다. 자가진단만으로는 우울증과 관련된 신체증상인지 판단하기 어렵다.

우울증은 뇌에서 분비되는 여러 신경전달물질의 화학적 불균형으로 인해 발생하는 질환이다. 따라서 제 때에 적절하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인지기능 손상을 비롯, 뇌 기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규칙적인 생활과 적절한 운동, 지적인 대화도 우울증의 경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가족, 친구들과 터놓고 지혜롭게 극복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박원명 <여의도성모병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