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참다운 멘토를 본다. 바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다. 김 전 회장은 아주대 강연을 통해 대학생들에게 국내에서 어렵게 일자리를 찾으려 하지 말고 해외로 나가서 멀리 보고 성공하는 사람이 되라고 조언했다. 해외에서 5년만 빡세게 굴러보라는 것이 그가 대학생들에게 들려준 조언이었다.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는 신념으로 일찌감치 해외로 나가 곳곳에서 대우 깃발을 휘날렸던 그다. 청년들에게 알량한 위로의 말을 들려주는 소위 가짜 멘토들이 넘치는 요즘이다 보니 그의 말이 더욱 크게 들리는지도 모르겠다.

사실 지금 청년들의 취업 사정은 보통 심각한 게 아니다. 통계청의 공식 통계만 봐도 만 15~29세 연령층의 실업률은 다소 줄었다지만 올 9월 말 현재 6.7%로 여전히 높아 27만7000명이 실업상태다. 취업자라고는 해도 비정규직이 100만명에 이른다. 내년 전망도 좋지 않다. 삼성경제연구소는 내년도에 새로 생길 일자리가 24만개에 그쳐 올 10월까지의 40만개에 비해 60%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한다. 4년제 일반대학과 전문대학 졸업자는 매년 40만명을 훨씬 넘는다. 국내에서 원하는 일자리를 갖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좌절하는 청년들을 위로한다는 얼치기 멘토들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어려운 처지를 이해한다며 아부나 떨면서 취업난을 사회 탓으로 돌리고 필요한 일자리를 다 만들어줄 것처럼 하얀 거짓말을 남발한다. 심지어 등록금을 낮추려면 동맹휴학하라는 말까지 서슴지 않는다. 지성의 마약상들이다. 김 전 회장의 말마따나 청년들이 꿈을 펼칠 공간이 따뜻하고 편안한 대기업에만 있는 게 아니다. 지금도 중소기업은 인력 부족을 호소한다. 전국 중소기업의 42.3%가 인력난을 겪고 있으며 필요한 인력은 24만명이나 된다.

눈을 돌리면 얼마든지 기회가 있다. 청년들이 도전의지와 기업가정신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그것이야말로 청춘의 특권이다. 안주하지 말고 밖으로 나가 꿈을 이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