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나흘 만에 오바마 또 만나…ISD 논의했나?
아세안(ASEAN · 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인도네시아 발리를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18일 오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나흘 만에 다시 만났다.

이날 밤 아세안 의장국인 인도네시아의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대통령이 주재한 동아시아정상회의(EAS) 만찬장에서다. EAS는 이번 아세안 회의를 계기로 열린 것으로 지난해 가입한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은 처음 참석했다.

이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4일 미국 하와이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만났었다.

당시 두 정상은 공식 만찬장에서 귀엣말을 나누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혀 한 · 미자유무역협정(FTA)의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 재협상을 논의한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낳았다. 이달 초 프랑스 칸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까지 포함하면 이달 들어 세 번째 만남인 이번 회동에서 두 정상이 한국 국회에서 비준에 난항을 겪고 있는 한 · 미 FTA 문제를 논의했을지 주목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EAS 만찬장 등에서 이 대통령이 오바마 대통령과 만나긴 했지만 한 · 미 FTA 논의 등을 위해 별도로 양자회담을 가질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이날 제14차 한 · 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 아세안 10개국 정상들과 한 · 아세안 FTA를 적극 활용해 2015년 목표인 1500억달러의 교역량을 조기에 달성하자는 데 합의했다. 이를 위해 우리나라는 내년 상반기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아세안 대사를 파견하고 대표부를 개설키로 했다.

이 대통령과 아세안 정상들은 올해 한 · 아세안 교역량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인 것은 한 · 아세안 FTA가 크게 기여했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한 · 아세안 교역은 FTA 발효 1년 전(2006년 6월~2007년 5월) 664억달러에서 발효 4년차(2010년 6월~2011년 5월)에 1093억달러로 64.6% 증가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원자바오 총리와 한 · 중 정상회담을 가졌다. 원 총리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북 · 미,남북 간 대화가 진전돼 6자회담이 조속히 열리기를 바란다"며 이 대통령의 방중을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내년 3월 말 서울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에 후진타오 중국 주석이 참석해줄 것을 요청했고,참석하겠다는 답을 원 총리로부터 받았다.

발리(인도네시아)=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