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득권 포기 않고서는 총선·대선 모두 어렵다"
총선 공천권 포기와 대선 경선방식 변화 우회적 요구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15일(현지시간)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를 겨냥, 기득권 포기를 사실상 요구했다.

미국을 방문 중인 김 지사는 이날 워싱턴 주재 한국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이명박 대통령보다 박 전 대표가 사실상 더 막강한 당내 영향력을 갖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누구라도 예외 없이 기득권을 포기하지 않고서는 내년 총선과 대선 모두 어렵다"고 경고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무슨 기득권을 박 전 대표가 포기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밖에서는 다음 공천 때 친박-친이 다툼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세력의 일정한 균형 상태 내에서는 공천개혁이 안 된다"면서 "결국 지분 나누기밖에 안되며 그렇게 되면 필패"라고 공천권 포기를 사실상 요구했다.

그는 또 "첫째 기득권은 공천권이지만, 둘째 기득권은 내년 대통령 후보"라고 밝히고 "지금은 박 전 대표가 당내에서 워낙 독보적이기에 외부 인사가 들어와서 경선에 응할 바보가 없을 것이고 당내에서도 이런 상황에서 누가 경선에 나오겠다면 그야말로 희화화되지 않겠느냐"며 대선후보 경선 방식의 손질 필요성도 제기했다.

그는 이어 `박근혜 대세론'에 대해 "이회창(대세론) 때보다 지금이 더 어렵다"면서 안철수, 문재인 등 잠재적 대권 잠룡들의 부상에 따르는 흔들리는 민심을 거론하면서 "(대세론을) 안정적으로 보기에는 어렵다. 굉장한 적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냉정하게 민심을 봐야 한다. 민심은 상당한 변화를 갈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지사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장을 한나라당에 영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거듭 펼치면서 "안 교수는 나보다 10배 이상 더 한나라당에 적합한 사람이다. 한나라당이 노력을 너무 안해서 정치를 하고픈 사람을 저쪽에 다 뺏겨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안 원장의 한나라당 영입 가능성에 대해서는 "반한나라당 성향의 대표적 사람이었던 나도 지금 한나라당에 들어와 있고,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한나라당에서 좋은 것 다 한 뒤 저쪽에 가서 당대표를 하고 있는 것 아니냐"면서 "정치는 이런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매우 폐쇄적이고 기득권적 사고를 해서는 안되는 데 우리 한나라당이 지금 그렇게 돼 있다"면서 "사람을 모으려면 방을 비워놓고 사람을 초대해야 한다.

당선 안정권 지역인 영남이나 서울 강남 이런 곳을 싹 비워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안 원장의 재산 1천500억원 환원 결정에 대해서는 "정치적 덧씌우기로 나쁘게 가져갈 필요가 없다"고 환영 입장을 거듭 밝혔고, 박원순 서울시장 취임 후 변화상에 대해서는 "신선한 것도 있지만 고칠 것도 많다"고 말했다.

이 밖에 그는 "이명박 대통령의 인사에 상당한 문제가 있었다. 청와대에 `예스맨'이 너무 많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 탈당 문제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탈당한다고 달라질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이와 함께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이 주도해 추진 중인 신당 창당에 대해서는 "상당히 이상적인 것으로 현실적으로 어떻게 될지는 미지수"라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고, `안철수 신당론'에 대해서는 "기성 정당과 손을 잡지 않고 생짜배기 정당을 하는 것은 어렵다"고 전망했다.

또 박근혜 신당설에 대해서는 "신당이 한나라당의 마이너스 신당이라면 누구의 신당이든 필패할 것"이라는 원론적 언급을 내놨다.

(워싱턴연합뉴스) 황재훈 특파원 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