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경부 인기짱…"갈 자리 많고 승진 유리"
"이러다가 인재들이 다 떨어져 나가는 것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기획재정부 A국장)

공직사회 분위기가 최근 들어 바뀌고 있다. 지난달 31일 배치받은 5급 수습사무관들의 부처별 선호도를 분석해 보니 그동안 인사와 정책수립 등에서 막강한 파워를 자랑해온 재정부의 지위가 흔들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사례가 상위권 성적자들의 재정부 기피다. 행시 점수와 연수원 성적을 더한 재경직 종합성적 10위권에 든 인재 중 1위를 포함,4명이 금융위원회를 선택했다. 재경직 성적 1위가 재정부가 아닌 부처를 선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융위가 세종시로 내려가지 않는다는 장점도 작용한 결과라는 해석과 함께 신세대 수습사무관들의 눈높이가 달라졌다는 분석도 각 부처 인사담당자들의 입에서 나오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가 대표적이다. 15명의 수습사무관을 뽑았는데 이 중 11명이 여성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솔직히 농식품부는 인기부처는 아니었는데 식품산업을 가져오면서 나타난 현상"이라며 "아무래도 여성이 식품 산업에 대한 관심도 많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14명 중 절반만 여성이었다. 국제통상직렬인 이지연 농식품부 수습사무관은 "농업에서 통상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 비전이 밝다고 본다"며 소신지원했음을 내비쳤다.

금융위의 한 수습사무관도 "재정부와 금융위가 예전처럼 다시 합쳐질 수 있다는 얘기도 있는 만큼 근무지가 부처를 선택하는 핵심 고려 사항만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금융정책에 대한 관심이 많아 금융위에 지원했다는 얘기다.

22명이 배치된 국토해양부에도 올해 처음으로 국제통상직 사무관 3명을 받았다. 해외건설,항공협정,자유무역협정(FTA) 관련 국제업무가 늘었기 때문이다. 이기봉 국토부 인사팀장은 "국토부의 업무가 일반 국민들의 생활과 밀접하고 주택 도로 등 업무영역도 명확해 사무관들로부터 인기가 높다"고 설명했다.

일반행정직의 재정부 기피는 올해도 여전했다. 재정부가 올해 처음으로 인력풀을 다양화한다는 차원에서 일반행정직 사무관을 모집했지만 결과는 뜻밖에도 지식경제부가 종합성적 1,2위 수습사무관을 데려갔다.

지경부는 국토부와 총리실,행정안전부 등과 함께 일반행정직이 가장 선호하는 부처다. 지경부 관계자는 "산업 무역 통상 에너지 등 업무의 범위가 넓어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도 있다는 점과 함께 산하기관이 많아 다른 부처에 비해 보직 변경이나 승진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