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수단, 진위확인 나서

유동천(71.구속) 제일저축은행 회장이 검찰과 금융감독원, 국세청 관계자 등을 상대로 구명을 위한 수사무마 로비를 한 정황이 포착돼 합동수사단이 수사에 나섰다.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단장 권익환 부장검사)은 유 회장의 통화내용을 조사해 유 회장이 체포 직전까지 사정기관 관계자 등과 수십 통의 전화통화를 한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14일 알려졌다.

유 회장과 통화한 사정기관 관계자 중에는 검찰 중간간부급과 일선 수사관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합수단 관계자는 "최근 검찰의 정기 인사로 인해 직원 일부의 전보조치가 있었지만 수사정보 유출 우려 때문은 아닌 것 같다"라고 밝혔다.

합수단은 또 유 회장에게서 금감원과 국세청 관계자 5명에게 수억원을 주고 수사 무마를 시도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받아내 진위를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합수단 관계자는 "저축은행이 수사무마 로비를 벌였다는 단서가 나오면 당연히 수사를 해야겠지만 아직 구체적인 액수나 대상이 확인된 것은 없다"며 "본격적으로 수사에 착수할 만한 단서는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유 회장은 고객 1만1천700여명의 명의를 도용해 1천억원대 불법대출을 받고 제일저축은행 돈 약 100억원을 횡령한 혐의(특경가법상 배임 및 횡령)로 지난달 16일 구속기소됐다.

그동안 부산저축은행 등 이후 2차로 영업정지된 저축은행들에 대한 수사에서는 구명 로비 등에 관련된 진술이 나온 적이 없다.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kind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