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1일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을 통해 "해외 위험요인의 영향으로 성장의 하방위험이 높은 상황이다"고 밝혔다.

앞으로 국내경제는 장기추세 수준의 성장을 이어가겠지만 해외 변수에 따른 위험도는 증가했다는 게 금통위의 판단이다. 이는 그리스에 이어 이탈리아의 정치 상황 불안과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까지 제기되면서 유럽 재정위기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금통위는 "앞으로 세계경제는 완만하나마 회복세를 나타낼 것이나 유럽지역의 국가채무위기, 주요국 경제의 부진 및 국제금융시장 불안 지속 가능성 등으로 성장의 하방위험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며 선진국 경제의 부진이 길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국내경제는 장기추세 수준의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나 해외 위험요인의 영향으로 성장의 하방위험이 높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지난달에 이어 국내경제 성장을 저해할 요인들이 지속되고 있다는 인식을 반영한 것이다.

올해 들어 처음으로 3%대로 내려온 소비자 물가에 대해서는 당분간 높은 수준에서 오르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통위는 "농산물가격 하락 등이 물가안정 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공공요금 인상과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등으로 당분간은 물가상승률이 높은 수준에서 등락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금융시장에 대해서는 "해외 위험요인에 대한 불안심리 등을 반영, 주가와 환율이 계속 큰 폭으로 변동했다"며 "장기 시장금리는 외국인 채권 매수 지속 등의 영향으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향후 통화정책방향에 대해 금통위는 "앞으로 통화정책은 국내외 금융경제의 위험요인을 면밀하게 점검하면서, 견실한 경제 성장이 지속되는 가운데 물가안정기조가 확고히 유지되도록 통화정책을 운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3.25%에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지난 6월 0.25%포인트 인상된 뒤 다섯 달째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