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기자다-본선 3차경연] (신문 / 김완수) 300만원에 살 수 있는 토익 900점
'900점대는 300만원,800점대는 200만원.걸릴 위험 없으니 연락주세요. ' 취업준비생 박재정 씨(26)는 최근 인터넷 토익관련 사이트에 접속했다가 한동안 눈을 뗄 수 없었다. 말로만 듣던 토익 대리시험 광고들이 버젓이 올라와 있었기 때문이다. 호기심에 광고를 접한 박씨는 이내 정신을 차렸지만 잠시 혹했던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취업준비생들을 향한 대리시험 유혹이 계속되고 있다. 주요 포털사이트의 영어카페와 블로그에는 대리시험 광고가 연일 등록되고 있으며,대리시험이라고 검색만 해도 관련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또한 대리시험 전문 사이트까지 개설되는 등 갈수록 대리시험에 관한 범죄가 기업화 · 전문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본 기자가 대리시험이 필요하다는 글을 한 인터넷 카페에 올리자 사흘 만에 10여건의 메일을 받았다. 미국 유학 중이라는 한 여대생은 방학 때마다 한국에 들어와 대리시험을 쳐주고 있다며'현재 일곱 번 정도의 대리시험에 성공했으니 안심해도 좋다'며 당당히 거래를 요구했다.

기자와 접촉한 브로커 최모씨는 "주민등록증보다 운전면허증 재발급이 얼굴 확인도 덜 하고,하루 만에 재발급 받을 수 있어 위조를 많이 한다"고 귀띔했다. 가격은 일반적으로 토익기준 900점대는 300만원,800점대 200만원이며 오픽과 토익스피킹은 200만원대에 이뤄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리시험뿐 아니라 각종 부정행위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브로커 최씨는 "휴대폰 두 대만 있으면 시험 당일 정답을 간단히 알려줄 수 있다. 자세한 설명을 해 줄 수는 없지만 걸릴 확률은 0%에 가깝다"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