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광토건과 채권단이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다. 산업은행 농협 수협 외환은행 등 임광토건 채권단은 28일 긴급 회의를 열어 임광토건 처리 방안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 채권단은 임광토건이 자구노력 의지를 보이지 않을 경우 채권단 공동의 제재를 가하는 방안을 강구하기로 하는 등 압박하고 있다.

◆임광토건 채권단 갈등

채권단 "임광토건 빚 갚아라" 압박
임광토건 관계자는 27일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서 '경기도 화성 기산 반월지구 PF'대출 2000억원에 대해 6개월치 선이자를 내라고 하는 등 과도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시행사인 우광건설에는 요구사항을 얘기하지 않고 시공사인 임광토건에만 책임을 지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임광토건은 우광건설이 시행사인 반월지구 PF에 지급보증을 서고 있다. 지난달 6일 PF 대출금의 만기가 돌아와 채권단이 임광토건에 다시 지급보증을 요구했지만 임광토건은 거절했다. 채권단의 요구가 과하다는 이유에서다. 임광토건은 또 우광건설이 약속대로 공사를 이행하지 않고 자금운용이 불투명해 이러한 부실이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채권단은 임광토건이 지급보증을 선 만큼 책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우광건설과 임광토건이 서로 부실 책임을 떠넘기고 있는 데다 임광토건 대주주의 자구노력 의지가 약해 상황이 점차 나빠지고 있다"고 말했다. 채권단 측은 6개월치 선이자 요구와 관련,"임광토건이 반대해 약정서에서 이 같은 내용을 뺐다"며 "임광토건이 부실이 심각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채권단에 각종 재무자료 제출을 거부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임광토건 어쩌다 여기까지

채권단에 따르면 임광토건은 무리한 PF사업에 따른 부실과 시행사 간 갈등으로 재무상태가 급격히 나빠졌다. 임광토건의 PF 잔액은 지난 6월말 기준 7715억9000만원으로 자본총계 6958억5938만원을 넘어선 상태다. 임광토건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6월 말 현재 마이너스를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4억원에 그쳤다. 반면 PF 사업장 시행사 대여금과 금융비용 부담이 늘고 있다. 상반기 단기 대여금 명목으로 620억원을 지출했으며 이자 비용으로 128억원을 썼다.

임광토건은 '국내 최초 건설사'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다. 1927년 당시 임헌록 창업주가 한국인 처음으로 건설업 면허를 취득해 임광토건의 전신인 '임공무소'를 설립,이후 해방 전까지만 해도 한국인이 경영하는 건설사는 임공무소,마공무소,오공무소 등 3곳뿐이었다. 현재 임광토건은 임광수 명예회장(서울대 총동창회장)의 아들인 임재원 대표가 실질적인 경영을 맡고 있다.

◆산업은행은 가압류 들어가

산업은행은 임광토건에 보증 이행을 요구했지만 임광토건이 이를 거절,임광토건에 대한 재산 가압류에 들어갔다.

농협 등 다른 채권금융회사도 가압류 절차에 합류할 방침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임광토건 재산 가운데 압류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것은 모두 압류했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28일 회의를 통해 채권금융회사 간 임광토건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기로 했다.

특히 임광토건의 자구노력 의지가 약할 경우 채권 보존을 위해 임광토건의 의지와 상관없이 채권단이 단독으로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방안도 대안으로 검토할 방침이다.

채권단 가운데 보증을 포함해 임광토건의 여신이 가장 많은 곳은 산업은행으로 경기도 화성 기산 반월지구 PF에만 약 2000억원을 대출해 주고 있다.

임광토건의 전체 여신은 9000억원 규모이며 무보증 채권은 수협은행이 200억원으로 가장 많고 보증 채권은 농협이 2500억원 등을 가지고 있다.

안대규/안정락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