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자산운용사] 한국투신운용, '1조 클럽 펀드' 4개 운용…증시 하락에도 오히려 자금 몰려
[베스트 자산운용사] 한국투신운용, '1조 클럽 펀드' 4개 운용…증시 하락에도 오히려 자금 몰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38년의 역사를 가진 자산운용업계의 ‘맏형’이다. 국내 최초의 투자신탁회사로 출범해 현재 종합 자산운용사로 성장했다. 대형은행과 재벌그룹 계열사의 지원 없이도 운용자산 21조7000억원(5위), 주식형펀드 수탁고 10조5000억원(2위), 시장 점유율 10%(2위)로 성장했다.

최근 큰 변동성을 보인 주식시장의 영향으로 주식형 펀드시장도 수익률에 타격을 입었다. 투자자들의 돈이 많이 빠져 나가 운용자산이 1조원 이상인 대형펀드 수는 절반 가까이 줄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운용은 오히려 자금이 몰려 1조원이 넘는 펀드를 4개나 운용하고 있다. 국내 운용사 중 가장 많은 수치다.

[베스트 자산운용사] 한국투신운용, '1조 클럽 펀드' 4개 운용…증시 하락에도 오히려 자금 몰려
한국운용의 ‘1조클럽’ 펀드들 중 ‘한국투자삼성그룹주펀드’, ‘한국투자네비게이터 펀드’, ‘한국투자한국의 힘 펀드’는 올해 각각 5638억원, 4994억원, 1839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황의상 한국운용 리테일영업본부장은 “올해만 500회가 넘는 설명회와 세미나를 통해 유럽발 금융위기 등 시장상황과 펀드의 운용 성과를 고객들에게 솔직담백하게 전달한 것이 투자자들의 신뢰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2004년 설정된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1호’는 1조8713억원 규모의 대형펀드이지만, 설정 후 누적수익률 246.72%로 코스피200지수의 125.74%를 훨씬 앞선다.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코스피200지수의 성과를 앞서는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올해 상반기 IT경기 둔화로 다소 부진한 성과를 보였으나 최근 급격한 수익률 회복을 보이고 있어 기록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 받고 있다. 백재열 한국운용 부장은 “글로벌 경기가 마이너스 성장으로 진입하지 않는다면 뚜렷한 반등 흐름이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운용의 또 다른 성장 원동력은 계열사나 특정 판매사에 의존하지 않고 60여개 판매사를 통해 투자를 받는 데 있다. 한국투자네비게이터, 한국의 힘 등은 각각 61개, 44개의 판매사를 통해 저변을 확대했다.

유럽 재정문제 등 대외악재가 계속되면서 수익률 하락이 있었지만 시장대비 우수한 방어력으로 성과가 개선되고 있다. 리서치를 기반으로 하는 투자의 원칙과 소신을 고수했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차·화·정’ 업종을 중심으로 극심한 쏠림현상을 보이는 시장상황에서 분석을 통해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보다 저평가돼 유망업종의 비중을 확대하면서 업종 간 ‘균형’을 유지했다.

편입종목을 찾아내는 과정을 차별화하는 데 주력한 것도 대형펀드 운용의 강자로 부상한 또 하나의 이유다.

종목 선정에 있어서 펀드매니저와 계열 증권사의 애널리스트가 크로스체크를 통해 포트폴리오를 구성, 실수를 줄이고 안정성을 더했다. 또 지난 3년 동안 펀드매니저들의 인력유출이 없었던 만큼 장기적으로 계획을 세우고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것도 도움이 됐다. 실제로 지난 3년간 운용 수익률은 국내 주식형 펀드 수익률 평균보다 15%이상 높은 성과를 보였다.

올해 금융시장의 가장 큰 화두 중에 하나는 ‘헤지펀드’다. 한국운용도 ‘한국형 헤지펀드’ 출시를 꾸준히 준비해 왔다. 한국과 아시아국가의 주식을 각각 7 대 3 정도의 비중으로 투자하는 ‘에쿼티 롱숏전략’을 연 8~10%의 평균수익률을 목표로 운용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특별팀(TFT)을 설치, 운용 시뮬레이션뿐 아니라 리스크관리 오퍼레이션 등의 백오피스 인프라 를 구축하고 인력을 확보했다.

4300억원 운용 규모로 국내에서 58%의 독보적인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재간접헤지펀드’ 운용능력도 한국운용의 자랑이다. 여기서 쌓인 지식은 그대로 한국형 헤지펀드 운용에 적용될 수 있다. 아울러 재간접헤지펀드의 플랫폼을 통해 국내운용사의 헤지펀드에 투자할 수 있어 한국형헤지펀드의 인큐베이팅 역할도 가능하다.

한국운용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범아시아권에 대한 리서치 및 직접운용체제 구축에 힘써왔다.그 일환으로 지난 9월 홍콩법인 최고운용책임자(CIO)가 홍콩과 상하이사무소의 운용조직을 동시에 관할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그레이터 차이나(Greater China)팀과 아시아 엑스-재팬(Asia Ex-Japan)팀, 중국상하이사무소팀 등 범 아시아권 3개 운용조직을 가동 중이다. 이어 현재 중국 현지운용사의 자문을 받고 있는 중국본토펀드의 직접운용을 조기에 가능하도록 정비했다. 중국 시장의 중요성을 감안해 중국 현지운용사와의 합작운용사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김석 기자 s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