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모건스탠리,JP모건체이스,메릴린치 등 미국 투자은행(IB)들은 내년 7월까지 자기자본거래를 중단해야 한다. 자기자본이나 차입금을 활용해 주식이나 상품 등에서 수익을 내던 투자은행들이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중앙은행(Fed),연방예금보험공사 등 미국 규제당국은 이날 자기자본거래를 규제하는 이른바 '볼커룰' 초안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내년 1월13일까지 업계 관계자 등의 의견을 청취한 후 최종안을 확정짓는다는 계획이다.

볼커룰은 지난해 의회를 통과한 금융개혁법 도드-프랭크법의 한 조항으로 폴 볼커 백악관 경제회복자문위원장(전 Fed 의장)이 "은행의 자기자본거래가 큰 위험을 수반하고 있어 전체 금융시스템을 위협할 수 있다"며 규제를 강력히 주장해 만들어졌다.

규제당국이 지난 몇 달간 마련해 이날 공개한 볼커룰 초안에 따르면 미국 투자은행과 미국에서 영업하는 외국계 은행은 더 이상 자기자본거래를 할 수 없다. 법안은 자기자본거래를 '거래 목적을 입증하지 못한,거래 기간이 60일 이내인 단기거래'로 규정했다. 단 리스크 헤지를 위한 단기거래는 금지 대상에서 예외로 했다. 또 기업의 주식 · 채권 발행시 주관사인 투자은행이 일정 물량을 인수하는 이른바 '언더라이팅'도 자기자본거래에서 제외했다.

은행 및 증권업계는 즉각 반발했다. 프랭크 키팅 미국 은행협회 회장은 "이 규제는 리스크를 낮추기보다는 은행들의 다양한 수익원을 줄여 오히려 리스크를 키우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팀 라이언 증권산업금융시장협회 회장은 "기업들의 자금조달 비용이 늘어날 것"이라고 비판했다.

미국 감사원에 따르면 미국의 주요 6개 은행이 2006년 6월부터 2010년 12월까지 자기자본거래를 통해 벌어들인 매출은 156억달러에 달한다. 그러나 금융위기 발발 이후 자기자본거래에서 158억달러의 손실을 기록해 벌어들인 돈을 모두 날렸다.

한편 토머스 디나폴리 뉴욕시 감사관은 "지난 4월부터 8월까지 뉴욕에서 4000명 이상의 증권업계 종사자들이 일자리를 잃었다"며 "2008년부터 내년 말까지 월가의 감원 규모는 3만2000명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