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층 건물 신축 땐 주변의 환경과 문화를 생각해야 합니다. 지역 랜드마크로 자리잡게 되는데 주변여건을 무시하면 '돌연변이'가 될 수 있습니다. "

세계 최고 빌딩인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부르즈칼리파(828m)를 설계한 애드리언스미스 & 고든길(AS & GG)의 애드리언 스미스 공동 대표(사진)는 10일 초고층 빌딩 신축의 중요성을 이렇게 강조했다.

스미스 대표가 말하는 초고층 건물과 주변 환경의 조화는 이른바 '맥락주의(contextualism)'로 불린다. 그는 "고층건물들은 역사적으로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며 시대를 상징해 왔다"며 "1900년대 들어선 뉴욕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 뉴욕의 정신을, 시카고의 존 핸콕 센터가 시카고의 실용성을 보여준 사례"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추진 중인 1㎞ 높이의 킹덤타워를 설계할 때 주변환경의 가치를 높이는 데 중점을 둔 것은 이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초고층 건물이 실용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에 대해 "초고층 건물에 모여 살면 이동거리를 줄여 차량 이용을 줄일 수 있고,건물 상징성을 관광자원으로 쓸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에 100층 이상 빌딩 10여개가 추진되는 데 대해선 "도시 밀도를 높인다는 점에서 필요한 측면이 있지만 환경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스미스 대표는 중국 상하이의 진마오타워,한국의 타워팰리스3 등을 설계한 세계적 건축가다. 지난달에는 용산 랜드마크빌딩 3개 중 하나인 '부티크타워' 설계를 맡았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