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왕창 태우는 카카오톡 어디로 가시려고?
무료 메시징 서비스 업체 카카오톡에 소셜 게임(SNG)이 대량으로 탑재될 전망이다. 이를 통해 카카오톡은 이달 중 메시징 업체에서 소셜 플랫폼으로 진화한 형태를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톡을 운영하는 카카오는 현재 2600만명에 달하는 사용자를 기반한 소셜 플랫폼으로 진화하기 위해 국내외 다양한 소셜 게임 탑재를 추진하고 있다.

앞서 카카오는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매버릭캐피탈, 한국투자파트너스,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DCM, 싸이버에이전트 등 국내외 기업들로부터 총 206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지난 8월 밝혔다.

카카오가 국내 업체인 위메이드와 함께 게임을 카카오톡에서 연동키로 한다는 내용은 많이 알려졌다.

그러나 카카오에 투자한 싸이버에이전트도 게임 회사다. 이 업체는 일본 최대 블로그서비스 '아메바'를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페이스북에 자사 소셜게임(SNG)인 '월드 쉐프(World Chef)'와 '아메바피코(AmebaPico)' 등도 서비스하고 있다.

카카오톡이 최근 사용자의 이메일을 추가 수집한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는 것이 업계의 추정이다. 싸이버에이전트의 게임들은 이메일로 로그인이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는 지난해에도 김정주 넥슨 회장과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나성균 네오위즈 대표, 남궁훈 전 CJ인터넷(현 CJ E&M) 대표, 박성찬 다날 전 대표 등에게 53억원 규모의 투자를 약속 받았다.

엔씨소프트와 네오위즈, CJ E&M 모두 게임을 서비스하는 업체다.

카카오는 이들과의 협력을 통해 카카오톡을 플랫폼으로 하는 다양한 형태의 소셜 게임 서비스를 개발하고 글로벌 진출에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계획이다. 이런 방식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과 SNS 게임 업체인 '징가'의 사업 모델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징가의 지난해 매출은 약 8억5000만달러로 추정된다.

또 페이스북·징가에 휴대폰 결제 시스템을 제공하는 다날과도 협력해 게임 등에서 유료 콘텐츠 제공에도 차질이 없도록 플랫폼을 구성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게임 서비스와 카카오톡과 결제 시스템 등이 서로 수익을 나눠가지게 돼, 카카오톡에서 새로운 모바일 생태계가 조성되는 것으로도 관측되고 있다.

기프티콘(온라인 선물 쿠폰) 서비스 등 외에는 특별한 수익 모델이 없어 향후 발전 가능성이 의문시됐던 카카오톡의 돌파구가 투자 및 협력사들의 면면에서 구체화되고 있다는 게 관련 업계의 설명이다.

특히 각종 언론사의 뉴스 앱 외에도 소리바다, 벅스, 무비스트, 아프리카TV, 어디갈까, 세컨드라이드 등 20개 앱 제공 업체들이 이미 카카오 링크로 카카오톡과 손을 잡았다. CGV 영화예매, 판도라TV, 곰TV, 스캔서치 등도 카카오 링크와의 협력에 나선 상태다.

카카오는 이런 협력사들과도 힘을 모아 카카오링크의 새로운 버전을 내놓고 미국, 일본 등 해외시장 진출에서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방침이다.

모바일 메신저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톡이 이 같은 행보는 사실상 페이스북 징가 모델과 함께 모바일에서 포털 서비스를 구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또 "이용자의 사용 빈도가 높은 모바일 메시징 서비스에서 각종 인터넷 기반 서비스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려는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NHN의 일본 내 자회사인 네이버재팬이 모바일 메신저 라인에서 날씨 친구와 일본어 통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다음 마이피플이 증권 정보와 클라우드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등 포털 서비스를 모바일 메신저로 옮기려는 움직임과 방향이 유사하다는 얘기다.

이제범 카카오 대표는 "카카오톡은 글로벌 서비스가 되기 위해 곧 소셜 플랫폼으로 진화할 계획"이라며 "게임은 그 중 하나이며 구체적 내용은 현재로선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소셜 게임과 소셜 플랫폼 서비스의 구체적 내용을 이달 중 확정해 선보일 예정이다.

한경닷컴 김동훈 기자 d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