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 매매가가 5000억원에 육박하는 서울 여의도 MBC 방송센터 부지 매입 경쟁이 KB국민은행과 홍콩계 헤지펀드 젠투파트너스컨소시엄의 양자 대결로 압축됐다. 매각 주관사인 신영에셋은 MBC 이사회 승인을 거쳐 다음주 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여의도 MBC 방송센터부지 매각 입찰에 KB국민은행,우리투자증권,젠투파트너스 등 5곳이 참여했다. 이 가운데 우리투자증권 등 3곳은 사실상 매입을 포기,국민은행과 젠투파트너스 간 2파전으로 압축됐다.

응찰가는 젠투파트너스가 높지만 자금조달 능력 등에선 국민은행이 더 많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는 평가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젠투파트너스는 4700억원대,KB국민은행은 4500억원 이하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투자증권은 가장 높은 4800억원대를 제시했다가 중도 포기했다. 신영에셋 관계자는 "응찰가는 물론 이행능력,대금납부 시기 및 방법 등을 따져 매각 주체인 MBC와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고 설명했다.

젠투파트너스는 홍콩에 본사를 둔 아시아헤지펀드운용사다. 컨소시엄에는 새마을금고연합회 코스콤(옛 증권전산) 현대증권 신한은행 한화건설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전략적투자자(SI)나 재무적투자자(FI),건설투자자(CI)로서 지분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젠투파트너스는 부지 내에 업무용 빌딩 2개 동과 주상복합 1개 동을 지을 예정이다. 업무용 빌딩은 새마을금고연합회와 코스콤이 인수,주상복합은 일반분양할 예정이다.

여의도에는 서울국제금융센터 전경련회관 파크원 등 대규모 오피스 공급이 예정돼 공급과잉 우려가 높지만 컨소시엄을 통해 자금조달 방안을 마련한 데다 빌딩 인수자까지 확보,사업구도가 비교적 안정적이란 분석이다.

KB국민은행은 인력을 한곳으로 모아야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판단,2005년부터 사옥용 빌딩을 찾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MBC는 서울 상암동 이전을 앞두고 여의도 방송센터를 매물로 내놨다. 대지면적은 1만7795㎡(5383평)에 이른다. 오피스빌딩,주상복합,오피스텔,상업시설 등으로 개발할 수 있다. 기부채납 등을 통한 허용 용적률은 800%,예상 건축 연면적은 21만4877㎡(6만5000평)다. 2014년 이후 개발이 가능하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